'반도체 겨울' 끝낸 삼성전자·SK하닉…1분기 코스피 영업익 20% 책임졌다

삼전·SK하닉·현대차·기아, 코스피 영업익 3분의 1 차지…2분기도 '기대'
전기차 수요 둔화에 이차전지는 '먹구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먹여 살렸다.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반도체의 봄이 찾아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까지 더하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 넘게 벌어들였다.

2분기 실적도 청신호가 켜졌다. 반도체와 자동차 모두 성장세가 견조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은 12조5000억 원이 넘는다.

반면 지난해 돈이 몰렸던 이차전지는 수익성 면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기아', 코스피 영업익 3분의 1 벌었다

20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622사(분석제외법인 78사 제외)를 분석한 결과, 연결 매출액은 726조3744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06조4129억원)보다 2.8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84.07% 증가한 46조8564억 원, 순이익은 91.78% 늘어난 36조4473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는 올해 부진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 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0~20%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또한 22~28%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성전자(005930)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02억 원)보다 931.9%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는 3조4023억 원 적자에서 2조8860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판매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도 코스피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영업이익이 3조5574억 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아(000270)는 3조42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739억 원)보다 19.2% 증가하며 영업익 순위 3위를 차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4개 기업의 영업이익만 16조4751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35.1%에 달했다. 622개사 전체 이익 중 3분의 1이 이상을 4곳이 벌어들인 셈이다.

2분기 실적도 전망도 좋다. 반도체만 하더라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8조1738억 원, 4조3940억 원이다. 합산 이익이 12조5000억 원을 넘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고정거래 가격은 D램 15%, 낸드 20% 수준의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현대차와 기아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조115억 원, 3조5464억 원으로 1분기 실적을 웃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잘 나가던 이차전지 '부진'…"전기차 수요 둔화"

지난해 한국 증시의 버팀목 중 하나였던 이차전지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리튬이차전지에서 핵심 소재인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엘앤에프(066970)는 1분기 영업손실이 2038억 원으로, LG디스플레이(034220)(469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마찬가지로 이차전지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C(011790)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도 각각 762억원, 674의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자회사인 SK온은 영업손실이 3315억 원에 달했다. 연결에서 빠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도 적자전환했다.

적자를 면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2% 감소한 1573억 원에 그쳤다. 삼성SDI(006400)도 28.8% 줄어든 2674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도 불확실성이 크다. 전기차 수요 둔화(Chasm·캐즘) 여파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역대 최저인 50~60%대로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엘앤에프는 2분기에도 555억 원 영업손실이 우려된다. SKC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각각 427억 원, 352억 원 적자가 예고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을 계기로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전망과 투자 계획이 일부 수정되는 상황"이라며 "실적 눈높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