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HLB…"K-바이오는 사기?" 주주들 '와글와글'

HLB 시가총액 12.5조→6.1조
"FDA 발표 전날 들어와서 수익률 -49%"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역시 K-바이오는 사기다."

"전세자금 다 날렸다."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HLB(028300)가 개발한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FDA 신약 승인을 기대하고 투자에 뛰어들었던 주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20분 HLB는 전 거래일 대비 2만 100원(-29.96%) 하락한 4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시가총액은 12조 5335억 원에서 6조 1497억 원으로 6조 원 넘게 증발했다.

HLB 그룹주가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한 것은 HLB의 '간암 1차 치료제'가 미국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17알 진양곤 HLB 회장은 FDA로부터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관련 이슈는 없으나 캄렐리주맙과 관련한 이슈가 있었는데 답변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캄렐리주맙 제조공정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FDA가) 임상을 진행한 주요 임상기관을 확인하는 실사가 있는데, 임상에 참여한 백인 비율이 높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 실사를 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앞서 HLB는 자사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해 왔다. 지난해 5월 16일(현지시간) 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2거래일 만에 HLB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종목토론방에선 투자자들의 한숨 섞인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세자금 다 날렸네" "발표 전날 잘못 들와서 -49% 수익률인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매도할 시간도 안 준다" "전 재산 '몰빵'했는데 손이 떨린다" 등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HLB 로고(HLB제공)

이날 HLB주가는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가 하한가가 풀렸지만 이내 가격제한폭 최하단까지 떨어졌다. 현재 거래량은 1649만주에 달한다. 하한가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 17일 거래량(62만 주)과 비교하면 2600% 넘게 폭증한 것이다.

장 초반 하한가가 풀리면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신규 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를 비난하는 글도 올라왔다. "오늘도 신규 개미가 있나. 말이 되나" "이 와중에 단타(단기 트레이딩)하는 사람들은 내일까지 물려도 싸다" "오늘 들어온 사람들 어떡하냐. 낚싯줄에 걸렸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HLB는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종목이었다. 연속 하한가 기록에 에코프로, 알테오젠에 밀리면서 시총 4위까지 내려앉았다. 몸집이 큰 종목이 속수무책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자 이는 국내 주식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역시 K-바이오는 사기다" "감히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에 투자하다니. 다들 도박인 거 알고 있었지 않나" "국내 제약·바이오는 함부로 들이대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HLB는 FDA가 지적한 사안을 가능한 한 빨리 수정·보완해 NDA를 다시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FDA는 6개월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회사의 수정 계획에도 회사와 진양곤 회장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2거래일 연속 하한가인데 회사에서는 주주들을 위해서라도 FDA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 실패 원인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 이상 회사가 하는 말에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못하겠다" "6개월 재심의 언제 할지 알고. 다시는 이 주식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무래도 진양곤 회장이 모두를 속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겁이 나긴 하는데 하한가에 1000주만 사볼까" "아직 안 죽었다. 산소 호흡기 달아놨다" 등의 기대 섞인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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