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경쟁자 '대체거래소'…70년 독점 깬다[거래소 경쟁 시대로]①
넥스트레이드, 내년 3월 4일 출범 목표
ATS 국내 도입, 자본시장 질적 도약 계기 전망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운영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ATS가 출범하면 1956년부터 7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가 깨진다. 이미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한 해외처럼 국내 증시도 ATS가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3월 4일을 목표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설립 근거 마련…"ATS 출범은 자본시장 선진화 일환"
ATS 설립 근거는 이미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마련됐다. 다만 그간 ATS 인허가 신청이 없어 현재까지 한국거래소(KRX) 단일시장 체제가 지속됐다.
넥스트레이드는 법 개정 이후 10여 년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7월 최초로 예비인가를 받은 ATS다. 올해 하반기 본인가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3월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ATS 출범은 정부가 추진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의 일환으로, 증시 인프라를 다양화하고 투자자의 거래 편의를 개선하는 등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EU·일본 등 자본시장 선진국, 복수 거래소 체제 정착
'자본시장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선 이미 ATS가 정착돼 복수 거래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증권거래 고정수수료제도가 폐지되면서 1975년부터 일찍이 ATS가 등장했다. 이후 2005년 '최선집행의무'(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주문을 처리하는 것)가 제도화되자 ATS 성장이 본격화됐다. 현재 미국은 24개의 정규거래소에 더해 65개의 ATS를 운영 중이다.
EU는 정규거래소만 127개로, 가장 다양한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ATS에 해당하는 142개의 'MTF'(Mutilateral Trading Facility)를 두고 있다.
일본은 정규거래소인 JPX와 함께 3개의 'PTS'(Proprietary Trading System)를 운영 중이다. 국내 ATS에 해당하는 일본의 PTS는 상장된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비상장주식, 투자신탁, 토큰증권 거래도 가능하다. 다만 비상장주식과 토큰증권 거래는 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투자자 후생 증대 등 경쟁 순기능 기대"
전문가들은 ATS 출범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해외처럼 거래소 간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자본시장의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상황과 유사한 일본 사례에 대해 "PTS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규거래소인 JPX가 보다 적극적인 IT 투자와 함께 주문제도를 다양화하는 등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매매 체결 시설 간 경쟁 순기능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TS의 국내 도입은 매매체결 시설 간 경쟁을 통해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ATS 도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체제 확립에 따라 투자자의 후생이 증대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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