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자금 25조원 빨아들인 HD현대마린 코스피 데뷔…'따따블' 갈까

'따따블' 성공 시 시총 14조8400억원…코스피 23위 수준
외국인 물량 대거 풀릴 위험…해외 기관 투자자 99% 미확약

장민성 HD현대마린솔루션 책임매니저가 2일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설치된 디지털관제센터 구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2024.4.2(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이 8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 청약 과정에서 올 들어 가장 많은 시중 자금인 25조원이 몰렸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과 오버행 우려가 있었던 만큼 본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확정된 공모가(8만3400원)에 따라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71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255.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거금 25조 원을 끌어모았다. 이는 지난 2월 상장한 에이피알 청약 증거금(14조 원) 대비 10조 원 가량 더 많은 수치로 올해 최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을 거뒀다. 지난 16일~2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021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201대 1을 달성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 가격으로 확정됐다. 무엇보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45.1%로 올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달성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만약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첫 날 따따블에 성공한다면 시총은 14조8400억원으로 불어난다. 단번에 코스피 시총 순위 23위에 올라설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상장 첫 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경우 따따블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기관 투자자에 배정된 주식의 99%가 미확약 물량이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관 투자자은 291만337주를, 해외 기관은 195만8067주를 배정받았다. 해외 기관 투자자 물량 중 195만7267주(99.9%)는 미확약 물량이다.

향후 예정된 HD현대마린솔루션 2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도) 역시 리스크다. KKR은 이미 공모 과정에서 보유 주식의 약 30%를 구주매출해 3711억 원을 현금화했다. 나머지 1057만주(24.2%)는 6개월 보호 예수를 걸어놓은 상태다.

또 최근 들어 시들해진 공모 시장 분위기도 찬물을 끼얹는 요소다. 올해 첫 IPO 대어였던 에이피알(278470)도 상장 첫 날 27% 상승에 그쳤다. 이달 상장한 민테크(452200)와 디앤디파마텍(347850)도 상장 첫 날 각각 22.67%, 10.61% 오르며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수요예측 과정에서는 공모가 밴드를 대부분 상회하면서 호황기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으나 상장 당일에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 첫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