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뒷걸음에도 주가 껑충…AI·로봇 날개 단 애플·테슬라 [서학망원경]

애플·테슬라 모두 1분기 매출·순이익 역성장에도 주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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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 중 애플과 테슬라가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급등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1분기 매출 및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성장성'을 강조하며 주가가 반등했다.

◇애플, 6월 WWDC에서 AI 관련 "큰 발표 계획" 제시에 주가↑

애플은 지난 2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90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 감소한 236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주당순이익(EPS)은 1.53달러였다.

애플의 부진한 매출은 아이폰 매출 감소 탓이다. 지난 1분기 아이폰 매출은 45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었다.

다만 이날 실적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98% 급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소식과 애플의 AI 관련 기대감 때문이다. 올해 들어 165.0달러까지 하락한 애플 주가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183.36달러까지 올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6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월가에서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3일 애플의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30달러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목표주가를 210달러에서 216달러로 올렸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판매 부진은 주가에 기반영됐다"며 "하반기 AI 탑재 제품과 서비스가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CEOⓒ AFP=뉴스1

◇1분기 실적 죽 쑨 테슬라…AI·자율주행·로봇 비전 제시하며 주가 반등

테슬라 역시 지난달 23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21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5분기 만의 하락 전환이다.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1억3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EPS도 47.1% 줄어든 0.45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테슬라 주가 역시 실적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14% 넘게 급등했다. 실적발표 전날 종가 기준 142.05달러까지 하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181.1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일론 머스크 CEO가 실적발표 직후 투자자 간담회에서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AI 로봇공학 회사로 보고 가치평가를 해달라"고 강조한 영향이다.

테슬라 역시 당장의 실적이 아닌 저가 전기차 '모델2' 출시, AI 기술 기반 고도화된 완전자율주행(FSD), 자율주행 로봇택시 '사이버캡',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비전 발표를 통해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로봇 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로봇이 회사의 기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나아가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기 유리한 산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24개월 테슬라의 매출을 반영한 기업가치는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AFP=뉴스1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