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사태'에 외인·기관 짐 싸고 나갔다…시총 1.2조 증발[종목현미경]

하이브 일주일간 12.58% 하락…20만1500원까지 밀려
증권사 "단기 변동성 커질 수 있으나 매수 구간" 평가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하이브(352820) 시가총액이 '방시혁-민희진 갈등'에 일주일 새 1조 20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특히 민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외인과 기관은 싸늘히 돌아선 모습이다. 다만 개미들은 현 하이브 주가를 바닥으로 인식하며 물량을 열심히 받아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이번 주(22~25일) 12.58% 하락했다. 지난 19일 23만 원선이었던 주가는 현재 20만 원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하이브가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에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첫날 8% 가까이 급락했고, 23일에도 1% 하락했다. 낙폭 과대 인식에 따라 24~25일에는 소폭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지난 25일 민 대표의 긴급 기자 회견으로 하이브에 부정 여론이 커지면서 5% 가까이 밀렸다.

이에 시총도 크게 줄었다. 이슈가 터지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하이브의 시총은 9조 6008억 원이었다. 하지만 전날 종가(20만1500원) 기준 하이브의 시총은 8조 3929억 원으로 1조 2079억 원이 감소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는 지난 19일 기준 43위였으나 전날 5계단 내려간 48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에 나섰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전날까지 하이브 주식을 각각 1545억원, 367억원 팔았다. 특히 기관은 이번 주 하이브를 가장 많이 내던졌다.

반면 개인은 홀로 1917억 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은 하이브(1917억 원)를 삼성전자(6958억 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분위기다.

증권사에서도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나 매수 구간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이상 뉴진스는 계속해서 하이브의 IP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민 대표의 영향력이 높게 평가받았던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와 어도어 모두 뉴진스 IP의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5, 6월 발매 예정인 음반 활동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만약 추후 크리에이티브 대체가 필요해진다 하더라도 기 보유한 팬덤 및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 고려 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반적인 레이블이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및 신인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 단일 레이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어도어 관련 갈등이 빠르고 원만하게 해소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만일 그렇지 못한 상황이 오더라도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동력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 대표는 법률대리인인 세종 측과 함께 지난 2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일들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내가 어떻게 경영권 탈취를 하겠나, 하이브가 공개한 나의 메신저 캡처는 임원진들과 가벼운 사담을 그들의 프레임에 맞게 캡처해 끼워넣기 한 것"이라며 찬탈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영권 찬탈을 기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라며 "저는 직장인이고, 월급 사장이다, 의도도 동기도 한 것도 없어서 배임이 될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 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