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4' 사흘간 시총 3.5조원 증발…급제동 걸린 '제약·바이오주' 무슨 일?

코스닥 상위 4곳 시총 31.7조→28.2조원…삼천당제약 22% 급락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지연 우려…차익 실현 대거 출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달 급등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이달 들어 급작스럽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다. 코스닥 상위 4개 제약·바이오 종목 시총이 3조 5000억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바이오 섹터 중 상위 4개 기업인 HLB·알테오젠·셀트리온제약·삼천당제약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31조 6873억원)에서 전날 28조 1848억 원 수준으로 3조 5025억 원가량 시총이 줄어든 것이다.

그중 삼천당제약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삼천당제약은 전날 10만 9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말 종가와 비교하면 3만 1200원 떨어진 값이다. 3거래일간 22.19% 급락한 것이다.

삼천당제약은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9개국에 독점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96.36% 급등했다. 지난 1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장중 15만 12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관련 특허 소송에 휘말렸던 소문에 급락 전환했다.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하락세는 이어졌다.

알테오젠 주가는 같은 기간 13.57% 내렸다. 지난달 22.91% 오른 가운데 상승분을 절반 이상 반납한 것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달 9.70% 올랐지만 이달 들어 6.66% 하락했다. HLB 또한 주가 상승분 29.07% 중 7.79%를 반납했다.

코스닥 상위 종목 외에도 레고켐바이오(-11.50%), 옵투스제약(-9.53%), 박셀바이오(-9.61%) 등 관련 종목 하락세가 가팔랐다.

제약·바이오주가 급락으로 돌아선 것은 미국 기준금리 기대감이 약해진 까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주는 금리 이슈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녔는데,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강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위험 자산 선호가 축소되며 제약·바이오주 투심이 급격히 위축됐고, 이러한 악재가 개별 이슈와 겹쳐 차익 매물 실현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PMI 47.8을 웃돈 것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48.5도 상회했다. 여기에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구인 건수는 875만 6000건으로 1000만 건을 밑돌았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란 전망이 늘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4%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