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 추진…김동관, 승계구도 굳힌다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등 비주력 사업 부문 분할
인적분할 후 신설 자회사 삼남 김동선 몫으로 갈 듯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6월7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함정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한화그룹 제공) 2023.6.7/뉴스1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주력사업인 방위·우주항공에 집중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배구조 효율화를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삼형제의 승계구도 윤곽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자사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인적분할 재상장을 위한 드래프트를 제출,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협의 과정에서 거래소가 제동을 거는 경우는 적은 만큼 계획대로 인적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위한 사전협의 중인 상태"라며 "이사회 의결은 아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화그룹이 추진하는 인적분할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 비주력 사업 부문을 신설 지주회사 아래로 재편하는 안을 골자로 한다. 항공과 방산, 우주 등 주력 계열사는 존속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남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미래 먹거리인 항공, 우주 등 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인적분할 후 존속회사에 남는 '알짜' 사업인 항공과 방산, 우주항공 등은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가져가는 신설 지주회사는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몫이 될 전망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사업은 한화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방위산업과 우주항공이다. 회사는 우주 사업에 누적 약 9000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그룹 내 알짜가 된 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는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등 비주력 사업을 따로 떼내는 것"이라며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구도가 굳어지면서 향후 김승연 회장의 뒤를 이을 차세대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할 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배구조 효율화가 그 포석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그룹은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한화갤러리아에 대한 인적분할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인적분할 비율은 9대 1이었다. 인적분할한 한화갤러리아를 김동선 부사장이 맡게 되면서 방산·금융·유통 중심 삼형제의 후계 구도는 더욱 명확해졌다. 한화는 현재 장남 김동관 부회장, 차남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3형제가 각각 △태양광·에너지·화학 △금융 사업 △유통·로봇 부문을 경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의결되고 나면 거래소에 상장예비 심사신청서를 제출하게 된다. 거래소가 이를 승인하면 재상장 과정 등을 거쳐 인적분할이 마무리된다.

인적분할은 주주 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나뉘는 수평적 분할이다. 기존 주주가 기존법인인 A주식과 신설법인 B주식을 지분율대로 나눠 갖게 된다. 이에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주가에 호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