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2배 올랐어요"…제약·바이오株 '봄바람'

KRX헬스케어 지수 11.91% 상승…2년 만에 3700선 넘기도
성장주 관심 늘고 신약 호재 곳곳…개발 실패 리스크는 유의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 2년간 긴 침체기를 겪었던 제약·바이오 섹터에 봄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 전망에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회복되고 신약 개발 관련 호재가 전해지면서 일부 기업은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2배가량 올랐다. 개별 종목 주가 상승 상위권을 제약·바이오 기업이 싹쓸이한 가운데 업종 지수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1개월간(2월 27일~3월 27일 기준) 3235.76에서 3621.06까지 11.91% 올라 전체 KRX 지수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셀트리온, HLB, 알테오젠 등 75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최근 상승세가 지속되며 지난 25일에는 3728.61로 지난 2022년 1월3일(3751.82) 이후 2년 2개월 만에 37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날 소폭(-2.86%) 조정이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23일(2461.89) 대비 47.0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21.94% 올라 코스피 내 관련 지수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3.27% 올랐다.

개별 종목 상위권도 제약·바이오주가 싹쓸이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상승 폭이 가장 큰 종목 1~3위는 △HLB제약(047920) 105.48% △에이프로젠(007460) 101.60% △삼천당제약(000250) 91.55% 순서였다. HLB(028300)는 40.87%, HLB이노베이션(024850)·HLB테라퓨틱스(115450)도 70%대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 금리가 내릴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며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주요 기업들에서 치료제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최근 제약·바이오주 섹터가 급등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독점 판매 소식 등 관련 호재도 상승 재료로 쓰였다.

항암신약 개발기업인 HLB와 이 기업 그룹주는 HLB 간암 1차 치료제(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5월 나올 것이란 기대감을 업고 올랐다. 항체 의약품 개발기업 에이프로젠은 인도, 유럽에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개발 중인 'AP063'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단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천당제약은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9개국에 독점 판매한다는 소식에 연일 올랐다.

이외에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국내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0년 고점을 찍고 위축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주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5~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와 미국당뇨학회(ADA)가 예정돼 있고, 메가 트렌드인 비만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지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금리인하와 빅파마 특허 만료를 앞두고 기술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도 "위험선호 심리 확대 속 IT, 이차전지 등 성장 업종 내에서 상대적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업종 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며 "당분간 매크로 변수 부재 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선호 심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승 재료인 신약 개발 관련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는 당부도 나왔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전략은 개별 종목보다는 유망 종목군의 바스켓 매수가 더 안정적"이라며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기에는 유망종목이라 하더라도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이 낮다는 측면에서 리스크가 많다"고 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급등을 주도했던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의 대규모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소식에 관련 종목들이 영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전날 알테오젠 주가는 최대 주주인 박순재 대표의 부인 정혜선씨가 보유한 160만 주, 약 3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블록딜(대량 매매) 한다는 소식에 전일 대비 10% 하락한 19만 5600원에 장을 마쳤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