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공습에 테러까지…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증시 달군 'K-방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해들어 주가 56.90% 급등
"수출 증가 지역 안보 불안 지속으로 방산주 랠리 이어질 것"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최근 폴란드 수출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방산주의 주가가 뜨겁다. 최근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다시금 전운이 고조되며 'K-방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전일 대비 1500원(0.74%) 오른 20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LIG넥스원(079550) 1.32%, 현대로템(064350) 0.62%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국내 방산주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확대 등 글로벌 안보 불안의 여파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연초 대비 56.90% 증가했으며,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각각 21.87%, 32.11% 상승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 커버리지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272210),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의 시가총액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125% 상승했다"며 "전세계 안보 불안의 결과값"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계약을 맺고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폴란드에 수출하고 있다. LIG 넥스원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에 4조 33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계약을 맺었다.
이같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는 각사의 실적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지상방산 생산실적은 2조 82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7% 늘었다. 현대로템 역시 같은 기간 약 50% 늘어난 1조 3262억 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9827억 원 증가한 3조 3375억 원의 생산실적으로 기록했다.
국회·정부도 'K-방산' 밀어주기에 나섰다. 지난달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보금 한도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하는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방산업체들의 대규모 방위 수출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폴란드에 20조 원대 2차 수출 물량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4일 역대 금융위원장 중 처음으로 폴란드에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폴란드 금융감독청장과 만나 방산을 비롯한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정부와 금융권의 금융지원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같은 K-방산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다시금 불씨가 붙을 모양새기 때문.
러시아는 지난 21일 약 2달만에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어 지난 22일 저녁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에서는 테러리스트의 총격·폭발로 지금까지 137명이 숨지고 18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테러를 도왔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국민 연설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범행 이후 우크라이나로 이동을 모의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에선 월경 창구를 마련했다고 주장 중이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푸틴 대통령이 87% 득표율로 5선을 확정하면서 국내 방산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중장기 관점의 성장 기대를 당겨 반영하고 있지만 그만큼 안보 불안이 가중되었음을 의미한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에는 대비해야겠지만 수출증가, 지역별 안보 불안의 지속으로 상승 랠리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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