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뜨니 한 달도 안 돼 65% 오른 '이 종목'…뜨거운 '전력주'

4~20일 일진전기 65% 상승…제룡전기 58%·LS일렉트릭 41% 상승세
"전력소모 증가에 인프라 시장 부상"…전기차·해외수요 증가 등 호재도

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리 전깃줄에 앉은 제비 삼형제가 어미새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2018.7.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인공지능(AI) 테마 확장에 전력설비주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AI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3월 들어 주가가 50% 오른 종목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전력기기 시장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제기됐지만, 전기차 수요 확대 등 요인이 겹치며 장단기적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일 종가 기준 1만 450원이었던 일진전기(103590) 주가는 전날 1만 7280원까지 6830원 올랐다. 이달 들어 65.36% 상승한 것이다. 일진전기는 전선과 변압기·차단기 등의 중전기기, 그 외 전력 시스템을 구성하는 전력기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일진전기 주가는 지난해 4분기 1만 원 안팎에 머물다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탔다.

변압기·개폐기·GIS 제조 및 판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제룡전기(033100)도 같은 기간 58.47% 올랐다. 저압기기·고압기기·계량기 등 전력 송배전 관련 기기 및 시스템 생산 업체인 LS ELECTRIC(010120)도 같은 기간 41.03% 상승했다. 미국에 변압기 생산공장을 보유한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이 기간 20.34% 올랐다.

AI 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이 늘면서 이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5년까지 약 32억 유로(약 4조 6000억 원)를 투자해 독일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고도화를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학습이 요구되고, 이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필연적으로 증가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시장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며 "AI 시장 확대 기대감이 부각되며 전력 설비 테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가 쥴(Joule)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 검색에 따른 전력 소모량은 구글 검색 시0.3Wh 수준에 불과했지만, 챗GPT로 넘어가면 2.9Wh 10배가량 증가했다. BLOOM 이용 시 3.96wh, AI 기반 구글 검색은 6.9Wh 훨씬 더 소모량이 커진다. 고도의 작업을 할수록 필요로 하는 전기는 증가했다.

이외에도 전기차 이용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화된 미국 전력망 교체, 전 세계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 등 요인으로 전력망 확충 및 보강 수요 증가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은 인가와 거리가 먼 장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최종 수요처까지 전달해야 하는 특성상 송·배전망과 변압기 확대가 필수적이다.

2021년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과 인플레 감축법(IRA) 발표로 미국 중심의 인프라 교체 수요가 발생하며 공급자 우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200억 달러 규모의 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 목표를 제시했다. 호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2년 32%에서 2030년 82%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전력기기 기업도 이에 발맞춰 해외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전력기기 테마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시장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전력망 보강, 신규 전력망 신설, 노후 설비 교체 등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