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주, 발표날이 초상날"…대표·임원들은 수십억 '돈방석'[핫종목]
(종합)실물없는 발표·발표 전 내부자 매도까지…관련株 급락
신성델타테크·서남 임원, 주가 최고점에 무더기 매도
- 김정현 기자,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김승준 기자 = 초전도체 테마주 투자자들이 고대하던 미국물리학회(APS) 학술행사 'PCPOSOS' 발표날 초전도체 테마주는 오히려 급락했다. 실망스러운 발표 내용과 내부자들의 발표 전 대량매도 등이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꺾은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초전도체 테마 대장주인 신성델타테크(065350)는 전일 대비 1만8200원(14.76%) 하락한 10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이는 서남(294630) 18.04% 아센디오(012170) 18.57% 파워로직스(047310) 11.67% 씨씨에스(066790) 12.10% 덕성(004830) 7.9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초전도체 주장한 'PCPOSOS' 美 APS 발표…실물 샘플없이 영상·데이터만
이같은 초전도체 테마주 전반의 주가 폭락은 전날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에 열린 미국 APS 학술행사에서 공개된 'PCPOSOS'의 연구 발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LK-99'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교 교수는 학술행사에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PCPOSOS의 연구 진행 상황을 구두로 발표했다. PCPOSOS는 지난해 초전도체 열풍을 일으킨 LK-99에 황을 첨가한 물질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날 초전도체 실물 샘플을 공개하지 않았다. 발표는 녹화된 영상과 저항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또 데이터상으로는 가장 작은 저항값이 1만분의 1인 10⁻⁴옴(Ω) 수준이었다. 통상 학계에서는 그보다 훨씬 작은 저항값이 측정되어야 초전도체로 여긴다.
발표 현장에 참여한 페트르 세르막(Petr Čermák) 체코 카렐대학교 박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발표자들이 자선과 샘플로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며 "이번 발표에서 새로운 정보는 많이 없었다. 여전히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초전도체 테마주 최고점에 수십억 원 장내매도한 신성델타테크·서남 임원
발표 결과로 재료가 소멸한 것뿐 아니라, 초전도체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기업의 임원들의 매도 역시 실망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공시에 따르면 임관헌 신성델타테크 부사장은 신성델타테크의 주가가 최고점(18만4800원)을 찍었던 지난달 21일 처분단가 17만3751원에 8000주를, 지난달 28일에는 처분단가 14만9954원에 6000주등 약 22억9000여만 원을 매도했다.
서남도 마찬가지다. 서남의 최대 주주 문승현 대표이사는 서남 주가가 최고점(1만2650원)을 찍었던 지난 21일 1만2051원에 5만2836주를 장내매도 했다. 이호엽 부사장도 같은 날 1만1495원에 10만1000주를 장내매도했다. 두 사람이 합쳐 17억6700만 원을 현금화했다.
특히 신성델타테크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을 간접 소유하고 있다. APS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임원의 대량 주식 매도는 '모럴해저드' 논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개정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상장회사 임원, 주요주주 등 내부자들이 주식을 대량 거래를 하는 경우 사전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오는 7월 시행할 예정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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