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팩 상장' 삼프로TV, 거래소 문턱 못 넘었다…'미승인' 결론

상장 추진한 지 7개월만…고밸류에 '발목'
상장 철회 가나…시장위원회 재심 가능성도

김동환 3PRO TV 대표가 지난해 8월8일 서울 여의도 3PRO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3.8.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452040)이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7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7개월 만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열린 이브로드캐스팅 코스닥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브로드캐스팅이 유튜브 채널 관련 첫 상장 사례인 데다가, 미래 실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측정해 기업가치를 높게 제시한 탓에 거래소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브로드캐스팅이 스팩 상장을 추진하며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2500억 원이다. 비교군으로 꼽힌 한국경제TV의 현재 시총 수준이 1300억 원대임을 감안하면 2배 넘게 부풀려진 숫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브로드캐스팅의 매출액 추정치는 올해 352억 원, 2025년 472억 원, 2026년 617억 원, 2027년 777억 원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올해부터 해외 광고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59억 원, 내년 132억 원, 3년 뒤인 2027년에는 336억 원의 해외 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로 보면 연평균 79%에 달하고, 3년 뒤에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광고 수익 비중이 43%가량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현재로서 이브로드캐스팅의 해외 사업 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유튜브 채널 'SamproTV Global'을 개설하긴 했으나 현재 게재된 영상은 없다. 구독자는 6000명 정도다.

삼프로TV 본 채널 자체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브로드캐스팅의 주요 매출 추정치의 근거가 된 구독자 수는 2020년 66만 명에서 2021년 145만 명으로 증가한 뒤, 2022년에는 200만 명에 그쳤다. 당초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구독자수 25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는데, 올 초까지도 236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삼프로TV 영상 조회수도 하락세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프로TV 연간 누적 조회수는 2억 5284만 5676회로, 전년(3억 5583만 5858회) 대비 29%가량 감소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7월21일 거래소에 NH스팩25호와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당초 계획은 거래소의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 등을 거쳐 같은해 상장할 방침이었다.

다만 이브로드캐스팅이 자진 상장 철회를 하거나 미승인 판정에 불복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브로드캐스팅이 거래소 시장위원회 전 자진 상장 철회를 선택하거나 시장위원회의 재심까지 받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