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나선 박현주…미래에셋證, 매년 자사주 1500만주 이상 소각(종합)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주가 부양…"정부 정책에도 동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만년 저평가된 증권부문 '밸류업'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역대급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을 진행한다.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국내 최초 자산운용사 설립, 국내 1호 뮤추얼펀드 출시, 대우증권 인수 등을 이뤄낸 박 회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두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소각과 배당 등의 내용을 담을 2024~2026년 적용 주주환원정책을 의결했다.

주주환원성향 기준을 조정 당기순이익의 최소 35% 이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등을 진행한다.

특히 업계 최초로 실적과 상관없이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 주 및 2우선주 100만 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물량은 매입 후 소각 또는 장내 취득한 기 보유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보통주 1000만 주(822억 원) 소각 및 약 898억 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도 결정했다. 이는 총합계 약 1720억 원 수준으로, 주주환원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기준 지배주주 기준)대비 약 52.6%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은 꾸준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22년 1월 자사주 보통주 2000만 주 소각을 완료했고, 같은 해 상반기에 1000만 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해 2월에는 1000만 주 소각 후 10월 다시 1000만 주를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3개월 내 보통주 1000만 주, 2우선주 50만 주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보유 중인 자사주는 1억 주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우증권과 합병 전 물량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해 소각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속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춰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개장식에 직접 참석하며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타파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6일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계획을 밝히며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회장도 그동안 주가부양과 주주환원에 대한 뜻을 밝혀왔다. 지난 2021년에는 유튜브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미래에셋) 주가가 부진해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주주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리딩증권사로서 주주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