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창업한 '88년생 뷰티업계 송중기'…IPO로 175억 '돈방석'

에이피알 기관 수요 예측 흥행…공모가 '상단 초과' 25만원 확정
창업자 김병훈 대표 구주매출 7만주…27일 코스피 상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에이피알 제공)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278470)의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병훈 대표가 175억원 돈방석에 앉게 됐다. 올해 첫 기업공개(IPO) 조 단위 대어로 꼽힌 에이피알이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을 거두면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희망밴드(14만7000원~20만원)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7만주 구주매출을 단행한 김 대표는 175억원을 현금화하게 됐다. 공모 후 김 대표의 보유 주식은 248만4854주로, 공모가 기준 지분 가치는 620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1988년생으로 30대의 젊은 CEO다. 그는 2017년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기업인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0년에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해 배우 송중기 닮은꼴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에이피알은 2014년 20대 대학생 신분이었던 김 대표가 뷰티·화장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창업한 회사다. 같은해 에이프릴스킨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나 2017년 패션 브랜드 '널디'를 론칭한 뒤 현재 사명인 에이피알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 이른바 '김희선 디바이스'로 불리는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AGE-R)을 내놓으면서 본격 입소문을 탔다.

당초 에이피알은 '오버행'(상장 직후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과 구주매출 이슈로 우려를 사기도 했으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전날 에이피알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시행된 허수성 청약 방지 이후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고 경쟁률이다.

참여 기관 투자자 가운데 97% 이상이 공모가 상단 혹은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하면서 최종 공모가는 25만원이 됐다. 26만원 이상의 금액을 기입한 기관들도 약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모에는 해외 기관 역시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확정에 따라 총 공모금액은 947억5000만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이 될 예정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22년 에이피알의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57.4%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피알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다만 공모주식 수가 적어 '빈손 청약'이 속출할 전망이다. 에이피알의 공모주식 수는 전체 상장예정 주식 수 758만4378주의 5% 수준인 37만9000주에 불과하다. 그중 우리사주,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일반 청약에 배정되는 물량은 25~30% 정도다.

에이피알은 이달 27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