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 완화 기대감에 "휴우~"…게임株 다시 '들썩'

23일 게임 규제안 삭제에…국내 주요 게임주 일제히 상승
판호 발급도 105→115종 확대…中 게임 유화 정책 '호재'되나

중국 정부가 온라인·모바일 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나고,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빗장을 풀자 국내 게임주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중국 정부가 온라인·모바일 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고,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빗장을 풀자 국내 게임주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29일 거래소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063080) 8.30%, 크래프톤(259960) 7.40%, 펄어비스(263750) 5.99%, 데브시스터즈(194480) 5.54%, 넥슨게임즈(225570) 3.76%, 엔씨소프트(036570) 2.98%, 넷마블(251270) 0.36% 등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한 주간 국내 주요 게임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같은 주가 회복세의 가장 큰 요인은 게임주 주가를 급락시켰던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방침이 완화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국(NPPA)은 지난해 12월22일 공개한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규제 초안을 지난 23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해당 규제안 초안은 온라인·모바일 게임에서 출석체크, 첫 충전, 연속 충전 같은 방식의 과금 방안을 금지하고, 가상 아이템의 고가 거래나 경매를 사실상 불가하게 만드는 내용이 담겼다.

NPPA가 해당 초안을 발표하자 게임업계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 12월22일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게임사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장중 16%, 28% 급락했다. 시가총액 수십억달러가 날아갔다.

같은 날 국내 게임주들도 크래프톤 13.77%, 데브시스터즈 14.88%, 컴투스홀딩스 12.49% 등 두 자릿수 하락을 겪었다.

ⓒ News1 DB

그러나 게임주 급락으로 증시에 악영향이 나타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게임시장 위축과 관련해 게임 규제를 담당하는 펑스신 중앙선전부 출판국장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초안에 대해 업계 의견을 지난 22일까지 청취 후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의견 수렴 마감 다음 날인 23일 초안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이에 업계에서 규제 철회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이날 텐센트와 넷이즈 주가는 각각 5%, 6.7% 올랐고, 국내 게임주들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게임산업을 너무 미워하건 말건, 커져 버린 게임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방향은 앞으로도 지양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애초에 올해 중국 당국의 신년 경제 메시지가 '선립후파'(일단 성장에 집중하고, 나중에 잘못된 것은 고친다)였는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국 최고 시총의 기업(텐센트)의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60조원 빠지는 걸 좋아하거나, 잘 됐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빗장을 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기대 요인이다.

NPPA는 지난달 26일 텐센트 등 중국 주요 게임사의 게임 105종에 내자 판호를 발급했다. NPPA가 한 번에 100종이 넘는 판호를 발급한 것이 지난 2022년 7월(135종) 이후 17개월 만이다.

이어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에는 지난달보다 더 많은 115개 게임에 내자 판호를 발급하는 등 중국정부의 유화정책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홈페이지에서 규제안이 삭제된 것만으로는 중국 상황에 대해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의견 청취 이후 2~3달 이후 공식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 취소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판단된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게임 업종에 대한 규제는 일정 수준 유지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