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이 ±30%"…널뛰는 천연가스 가격에 ETN 투자자 '현기증'
북극한파에 월초 천연가스 31.8%↑…예보 뒤집히며 34.13% '뚝'
이번주는 인버스 다음주는 레버리지…변동성 심화에 "투자 유의"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겨울 천연가스 가격이 널뛰면서 이에 연동된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26일 총 10거래일간 전체 ETN 상품 중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를 천연가스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차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에서는 헨리허브 천연가스 2월물 가격이 지난 16일(현지시간) 1MMBtu당 3.31달러에서 시작해 25일 2.18달러까지 떨어지며 34.13% 하락했다.
이에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4만7130원에서 6만2710원까지 33.06% 올랐다.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는 32.93%,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31.87% 상승했다. 이들 상품 모두 3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천연가스 선물 상승에 건 상품의 하락세는 가팔랐다.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B는 같은 기간 28.47%,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은 27.87% 내렸다. 수익률 하위 1~8위가 모두 천연가스 선물 상품으로, 20% 후반대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초인 직전 2주간은 천연가스 상승에 건 상품이 급등했다. 1월 2~12일 헨리허브 천연가스 2월물 가격이 2.51달러에서 3.31달러까지 31.8% 상승한 탓이다.
이 기간 상승률 상위 10개 모두 천연가스 선물 ETN이었다. 가장 변동 폭이 컸던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61.14% 상승했다.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도 각각 60.10%, 59.6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 하위 10개 상품도 천연가스 선물 ETN이 차지했다. KB블룸버그 인버스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40.34%로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40.21%,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39.74% 하락했다.
연초 북극 한파가 몰아치며 천연가스 시세는 급등했다. 제트스트림 속도가 크게 둔화되며 북극에 갖혀있던 극 소용돌이가 남하했고, 이에 따라 미국 전역에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날씨 예보도 지속해서 기록적 한파를 예상하며 단기 수요 기대를 크게 높였다. 전력 생산과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천연가스는 겨울철 수요가 늘고 재고가 줄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역대급 한파에도 시장에 대규모 전력난이나, 생산시설 가동 중단, 현물 가격의 추가 상승이 확인되지 않으며 1월 중순 들어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날씨 예보 또한 지속해서 온건하게 조정되면서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ETN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최소 5월까지는 엘니뇨 국면으로, 겨울철 난방 시즌과 비수기, 상반기 엘니뇨와 하반기 라니냐 발생 기간을 각각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며 "지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우호적 환경이지만 엘니뇨 상황이 올 상반기까지 유효하다는 점에서 단기 하방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천연가스 가격은 재고 소진 발표 시점에 튈 수 있겠지만, 온난한 기상 예보가 지속되는 한 하락세를 유지하며 2.5달러를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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