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20%대 하락' 예삿일…"올해 주가 반등 쉽지 않다"
낙폭 키우는 KRX 2차전지 TOP10 지수…한달도 안 돼 20% '뚝'
어닝쇼크 기록하고 비관 전망 줄줄이…"시장 평균 아웃퍼폼 어려워"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차전지(2차전지) 실적 부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무너졌다. 지난해 '황제주' 자리에 올랐던 에코프로(086520)는 50만원선까지 내렸고, 포스코퓨처엠(086520)은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 악화가 가시화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해 2차전지 업종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전일 4316.23으로 마감했다. 연초(2일 기준) 5424.55와 비교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동안 20.43% 빠진 수치다. 같은 기간 상장 시가 총액은 47조154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36.61% 상승한 해당 지수는 하반기 14.98% 내린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배터리셀 기업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과 양극재 기업인 △LG화학(051910)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 △코스모신소재(005070),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개별 종목 하락 폭도 눈에 띈다. 이른바 '에코프로형제'로 불리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연초 대비 21.48%, 16.84% 떨어진 50만8000원, 23만95000원에 전일 장을 마쳤다. △포스코퓨처엠(-26.04%) △삼성SDI(-24.05%) △SK이노베이션(-21.74%) △LG화학(-21.64%) △LG에너지솔루션(-12.63%) △엘앤에프(-11.47%) △코스모신소재(-9.91%), SK아이이테크놀로지(-7.22%) 등도 모두 급락했다.
2차전지 종목은 지난해 상반기 급등하며 국내 주도주로 올라섰지만, 지난해 말부터 북미, 유럽 전기차 판매량 둔화세가 가속화되고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재고 조정 본격화로 배터리 셀, 소재 수요가 부진해지며 실적 부진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전반적인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배터리 소재 양극재에 쓰이는 원재료인 리튬 가격도 하락하면서 양극재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실적 부진도 가시화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약 40% 하회했다. 엘앤에프도 지난해 연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포스코퓨처엠 또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비관적 실적 전망도 줄줄이 이어졌다. 최근 삼성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가 펀더멘탈을 과도하게 상회하고 있고, 이에 하락 위험이 높다는 판단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업체들의 4분기 1월말~2월 중순쯤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2분기 후반 공매도 금지 종료에 따른 수급 부담 우려가 선반영될 수 있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업종 주가는 시장 평균 수익률 대비 아웃퍼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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