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품은 오리온, 주가 급락…14개월만에 10만원 깨져[핫종목]

(종합)오리온, 전날 대비 17.51% 내린 9만6600원 마감
실적 우려에 투자심리 위축

오리온 본사 전경.(오리온 제공)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오리온(271560)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141080)(이하 레고켐바이오) 지분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지분 인수로 오리온의 실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16일 오리온은 전날 대비 2만500원(17.51%) 내린 9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까지 하락폭을 키우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여러 번 갈아 끼웠고 장 중 한때 9만6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리온 주가가 종가 기준 10만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22년 11월9일(종가 9만8100원) 이후 약 14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은 616억원어치, 기관은 19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795억원 순매수했다.

오리온 주가 약세는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인한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레고켐바이오는 47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787억원 규모의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공시했다.

오리온 자회사 팬 오리온(Pan Orion Corp.Limited)은 총 5487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율 25.73%를 확보해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연결 회계 처리된다면 오리온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 이상 하향 조정되면서 전사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음식료 업체가 보유한 실적 안정성 측면의 투자포인트가 희석됐다"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포인트가 이번 신규 지분 투자 방향성과 배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 지주사 오리온 홀딩스(-4.89%)와 피인수기업 레고켐바이오(-4.74%)도 5% 가까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본 계약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로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임상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