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흔들리고 부동산 얼어붙자 건설株 '뚝'…증권가는 "옥석 찾아라"

KRX 건설 지수, 지난 1달간 5.96% 하락…업종 지수 중 낙폭 최고
증권가 "안정적 재무 상황 보유한 곳 사라"…'옥석' 저가매수 의견

경기도 시내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 (자료사진) 2023.8.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건설사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주택 경기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투자자들은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시기를 '옥석'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주들을 담고 있는 'KRX 건설지수'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1월5일까지 5.96% 내렸다. 같은 기간 전체 KRX 업종지수 중 가장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69%, 코스닥이 5.65%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KRX 건설지수는 지난 11월에는 금리 인하 기대 덕에 한 달 동안 10.9% 뛰었으나, 태영건설이 지난해 12월 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타격을 입자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가 거론된 탓이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업황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해 6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수요가 냉각되면서 부동산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브리지 PF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현장들이 본 PF로 전환해 착공에 나서는 분위기인데, 수요가 줄고 시장이 냉각되면 미분양 발생 위험이 높다"며 "미분양은 미수금으로 이어져 유동성 문제가 커질 수 있고 시공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건설주들의 흐름도 부진하다. 국내 도급 순위 2위인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5.58% 내렸고, 3위인 대우건설은 11.64% 급락했다. 이들 건설사와 함께 도급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GS건설도 11.78% 내렸다. 중견사인 동부건설(-7.04%), 금호건설(-8.07%), 신세계건설(-17.41%) 등도 내림 폭이 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옥석' 건설사를 골라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발생한 PF 위기와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지금은 PF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불확실성은 해소되고 있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주가는 2022년 10월과 비슷한 수준에 위치해 있고 P/B는 모두 역사적 하단에 있다"며 "현재 주택주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주가 하락 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보유한 건설사 위주의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톱픽'(Top pick)으로 DL이앤씨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우발채무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부채비율 100% 수준의 양호한 재무상태를 가지고 있다"며 "사실상 부동산PF 리스크에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순현금 1조1000억원 수준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벌 수 있는 체력"이라고 평가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