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태영건설 사태, PF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 낮아…현금화 수단 많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3.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3.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증권사들이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대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타 업권에 비해서 자금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나, 급격한 유동성 흡수 시기가 지난만큼 단기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차환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기존 시장안정 프로그램(회사채·CP매입, P-CBO등)과 채안펀드 증액 조치에 따라 연착륙을 기대한다"며 "즉,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1년간 이어져 온 부동산 경기둔화의 결론 중 하나이지 위기를 몰고 올 또다른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의 우려에 비해 회사가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강경태 연구원은 "부실징후기업인 태영건설, 태영건설의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가 자구안에 담을 수 있는 지분 및 자산 매각 풀은 1조64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매각 풀은 티와이홀딩스 기매각 종속기업의 잔여지분, 에코비트 보유 지분 전량 매각, 태영건설 보유 시행 지분과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 중 건물 분을 포함해 베이스 케이스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SBS 관련 지분 처분금액을 포함하면 2조300억원까지 마련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50% 미만"이라며 "태영건설 시행 지분은 장부가만 반영했으며, 대주주의 사채출연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실제 매각 풀은 1조6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영건설 외에 또다른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 연구원은 "개별 건설사 유동성 위기는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둔화 지속으로 인허가 이후 미착공 상태에 머물러 있는 브릿지론 규모는 12조7000억원이며, 착공 중인 본 PF 사업들은 원가부담지속과 낮은 분양률에 따라 자금 압박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 중심 회사들은 유동성 압박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인해 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로 단기적으로 금융업/건설업 크레딧 및 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적으로는 태영건설 차입금/사채의 대주단들과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PF건들에 대해 자금보충확약 등 신용공여를 한 금융권업들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간접적으로는 건설사들의 단기 자금 융퉁이 경색될 수 있고, PF ABCP, ABSTB 등 단기사채들의 차환 발행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부실 사업장에 대해 재구조화, 자금 대여, 부실 PF채권 인수를 하는 PF 정상화펀드 규모를 현재 2조2000억원에서 보다 확대하며 단기적인 금융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도 있다"며 "현재의 PF 위기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궁극적으로는 주택 수요자에게 우호적인 부동산 대책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28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PF 보증규모는 11월말 별도 기준 총 3조6000억원으로 착공 PF 2조4000억원, 미착공 PF 1조20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