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나가니 이낙연…정치 테마주 기승에 '폭탄돌리기' 우려 커진다

'한동훈 테마주' 대상홀딩스우, 급등세 꺾이고 하락 전환
'한탕' 노린 투자자들 몰려다녀…"큰 손실 경계해야"

배우 이정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함께 찍은 사진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겠다는 '한탕의 유혹'에 투자자들도 급등하는 종목으로 몰려다니는 모습에 '폭탄 돌리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동훈 테마주'로 강세를 보여온 대상홀딩스우(084695)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테마주에 묶인 뒤 8거래일간 570%가 넘게 급등했지만, 전날 5.22%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대상홀딩스우가 최근 급등한 것은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배우 이정재와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한 장관과 이정재는 서울 압구정 현대고 동기동창인데,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이정재의 오랜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 및 관련주가 '한동훈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대상홀딩스우는 지난달 27일 상한가를 찍은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 4, 7일 두 차례 매매거래 정지도 당했다. 그러나 임세령 부회장의 아버지인 임창욱 명예회장이 최근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세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명예회장은 지난 8일(결제일 기준) 대상홀딩스우 2만8688주를 주당 4만6515원에, 대상우 4만3032주를 주당 1만9147원에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각각 13억3442만원, 8억2393만원 규모로, 임 명예회장은 약 21억5835만원을 현금화했다.

'한동훈 테마주'가 식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테마주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한 장관 대신 신당 창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테마주가 급등하는 상황이다.

남선알미늄(008350)과 남선알미우(008355)는 지난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특히 남선알미우는 지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함께 이낙연 테마주로 묶인 부국철강도 2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남선알미늄은 관계기업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부국철강은 이 전 대표의 고등학교 동문이 대표라는 점으로 테마주에 묶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MBN뉴스7 라이브에 출연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창당이라는 것은 여러 단계가 있다"며 "그러나 국민께 '이렇게 하겠다'고 새해 기대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제대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폭탄 돌리기'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상승 이유가 특별한 실적이나 모멘텀 등이 아닌 데다, 테마주의 주축과 연결고리도 약해 쉽게 끊어질 수 있다. 더불어 주가가 급등한 뒤 몰려온 투자자의 경우 고점에 물린 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흔하게 나타나는 일이지만, 주가도 급등락하기에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경계심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