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시장 움튼다"…개화 기대감에 협업 속도내는 증권가

쏟아지는 신종증권 증권신고서…거래소 장내 유통시장도 태동
"아직이지만" STO 활성화 기대하며 관련 업체 MOU…선점 박차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부동산, 미술품, 음원 저작권(IP) 등 실물 자산 소유권을 여러 개로 작게 나눠 적은 돈으로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조각투자' 시장이 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신종증권을 시작으로 토큰증권(ST) 시장도 본격적으로 움틀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고지 선점을 위해 관련 업체와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 중인 열매컴퍼니와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는 잇달아 금융감독원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음악수익증권 플랫폼을 운영 중인 뮤직카우도 앞서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증권신고서를 냈다.

조각투자 업체들이 앞다퉈 증권신고서를 내고 본격적으로 발행에 나선 가운데,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유통시장도 태동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신종증권을 상장해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장내 거래소를 시범 운영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한 것이다.

해당 안건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해 사실상 승인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내년 상반기 장내 시장 개장을 목표로 신종증권의 원활한 유통을 위한 제반 사항을 준비 중이다. 거래소는 설명회를 통해 업체들에 맞춤형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공시 의무 등 상장을 위한 기반 사항을 다듬을 방침이다.

물론 '조각투자'로 불리는 신종증권이 토큰증권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지만 신종증권은 해당 기술과 관련이 없다. 다만 토큰증권 시장이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현재의 조각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며 선제적으로 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 개화가 임박하자 증권업계도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관련 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하며 시장 선점에 발 벗고 나섰다.

하나증권은 전날 STO 업체인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토큰증권 사업화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빅데이터 활용 솔루션을 개발·운영하는 일루넥스와도 STO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아이티센·INF컨설팅을 STO 플랫폼 구축 주사업자로 선정하며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플랫폼 구축을 시작한 바 있다.

앞서 인터넷 은행들과 '한국투자ST프렌즈'를 만들고 STO 사업 협력에 나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일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인 스탁키퍼와도 MOU를 맺었다. 하이투자증권 또한 이달 초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투게더아트와 MOU를 맺었다. SK증권도 지난달 서울옥션블루 등 3개 업체와 조각투자 연계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위해서는 전자증권법,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추가적인 시장 성숙 과정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진 정해진 게 거의 없는 시장이지만 새로운 먹거리로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시장 선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