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찬 알렉스 CTO "비트코인 위 거대 금융 인프라 세우겠다"[인터뷰]

"비트코인 생태계, 개발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 커"
"선진·신흥 시장에 비트코인 금융 인프라 구축하는 게 목표"

스택스의 디파이 프로젝트 '알렉스'의 안 찬 CTO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디스프레드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 초 오디널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구나'란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비트코인을 여러 인프라를 올릴 수 있는 데이터 블록체인으로 보고 있다. '알렉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 가장 큰 금융 인프라를 갖춘 곳을 목표로 한다".

알렉스는 본래 비트코인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인 스택스 위에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택스가 비트코인을 이더리움과 같이 여러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디앱)들을 올릴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화하기 위한 나카모토 릴리즈와 무신뢰 양방향 비트코인 페그 시스템(sBTC) 업그레이드를 예고하면서 알렉스도 최근 비트코인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알렉스는 지난달 초 비트코인을 데이터 블록체인으로 간주하고 비트코인 위에 올라가는 레이어2 스택스를 연결하는 프로토콜 레이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에 알렉스를 레이어1 비트코인과 레이어2 스택스를 이어주는 레이어 1.5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 찬 알렉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디스프레드 사무실에서 <뉴스1>과 만나 향후 비트코인 기반의 금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과제들과 그 속에서 알렉스 프로젝트가 펼치고자 하는 비전을 공개했다.

◇ "비트코인 생태계, 이더리움에 비해 초기 단계…개발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 매우 커"

안 찬 CTO는 우선 비트코인 블록체인 생태계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한 이더리움에 비해 개발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이더리움과 같이 자체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는 블록체인이 아닌 점 등을 들며 비트코인 위에서 금융 인프라 등 여러 프로젝트들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라고 털어놨다.

그는 "블록체인이 강력한 보안을 갖추고 있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임에도 불구하고 타 블록체인 대비 느린 블록 생성 시간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개발 난이도를 어렵게 만든다"며 "이더리움처럼 개발자들이 '솔리디티'를 사용해서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계열의 모든 프로젝트를 다룰 수 있다는 편리함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알렉스를 포함해 여러 프로젝트들이 비트코인 위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아직 비트코인 생태계가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을 비롯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진 시가총액과 해당 플랫폼에서의 디파이의 크기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약 7000억달러(908조원)로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인 약 2300억달러(300조원)에 비해 3배가량 크다"면서 "반면 이더리움 디파이 시가총액은 약 530억달러(약 70조원), 비트코인 디파이의 시가총액은 5000만달러(650억원)가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으로부터 비트코인의 생태계가 초기 단계이자 성장 가능성이 큰 무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비트코인, 가장 탈중앙화된 블록체인…향후 생태계 성장하면 사용자 끌어들이는 데 유용"

그러면서 안 찬 CTO는 향후 비트코인 생태계가 발전이 된다면 지금의 비트코인의 가장 특징인 '가장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무대가 가장 안전하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이라는 점은 매우 운이 좋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블록체인 트릴레마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절충점을 찾아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이 여러 블록체인과 그 기반에서 발행되는 토큰의 '증권성'을 문제삼지만, 대부분의 금융당국이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향후 비트코인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규제 당국이 보기에도 비트코인과 그 기반이 되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충분히 탈중앙화돼 있다"며 "이러한 탈중앙화 특성 덕분에 비트코인은 모든 블록체인 중에서 가장 안전한 블록체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수많은 블록체인이 존재하며 각 블록체인마다 고유한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비트코인의 포지셔닝은 매우 명확하고 이러한 명확성이 비트코인의 생태계 구축자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있어서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택스의 디파이 프로젝트 '알렉스'의 안 찬 CTO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디스프레드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비트코인 생태계 제대로 구축되려면?…"스마트 컨트랙트부터 원활해야"

그는 다만 비트코인 생태계가 본격적인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원활한 레이어 브리징 △크로스 레이어 보안 △빠른 거래 확인 등의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구현해야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원활한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가능하며 레이어 브리징과 함께 크로스 레이어의 보안을 확보해야 안전하게 비트코인 위 여러 프로젝트들의 결합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비트코인 생태계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또한 거래 확인과 같은 요소에서도 속도를 확보해야 유저들이 타 블록체인 대비 비트코인 위에서의 프로젝트를 애용할 수 있다.

최근 알렉스는 그중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이 아직 제한적인 비트코인 생태계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토큰 표준인 BRC-20에 사용되는 탈중앙화 인덱서를 개발하기도 했다.

인덱서란 비트코인과 같이 스마트 컨트랙트가 지원되지 않는 블록체인들을 위해 별도로 인덱스를 추적하는 장치인데,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는 다소 해당 인덱서가 중앙화돼 있어, 악의적인 사용자로부터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탈중앙화된 인덱서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안 찬 CTO에 따르면 알렉스는 현재 BRC-20 영역의 주요 오프체인 인덱서 4곳과의 협력을 통해 탈중앙화 인덱싱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브리지와 같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성과와 관련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지갑과 디앱이 비트코인 오라클을 통합해 사용자에게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를 위한 비트코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안 찬 CTO는 이 같은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장을 통해 향후 선진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에도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유럽과 미국 같은 지역에서는 글로벌 도매 결제를 즉시 정산하는 데 하루에 10억달러(1조3000억원)가량을 자체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하고 있다"며 "저희는 이같이 발전된 경제 대국뿐만 아니라 신흥 경제국 및 소외된 사회 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 경제를 구축하는 데 비트코인이 사용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렉스는 데이터 레이어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저축 상품, 투자 상품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금융의 안정성에 한발짝 더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비트코인 생태계 구축, 또 다른 기회…한국서 생태계 성장 기반 만들 수도"

홍콩에 기반이 있는 알렉스의 안 찬 CTO는 최근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자들이 특히 비트코인 생태계 구축에 큰 관심이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에 서울에 와서 비트코인 생태계를 설명했을 때와 11월에 와서 설명했을 때의 분위기나 관심도에서 차이를 많이 느꼈다"며 "오디널스 프로토콜이 나온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지난 5월과 달리, 지금은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생태계의 구축을 위한 방법을 묻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비트코인 생태계가 한국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이 한국의 성장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휘하는 영향력, 이전까지 보여줬던 혁신성을 감안하면 비트코인 생태계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성장이 한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한국의 규제 당국은 유능하고 포용적인 편이라 한국 시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종종 모바일이나 인터넷 기술과도 비교되는데 한국은 일찌감치 이러한 신기술을 잘 받아들인 나라"라며 "이러한 기술의 습득으로부터 그 결실을 거둔 만큼 블록체인 기술도 충분히 잘 받아들이면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알렉스 프로젝트의 입장에서는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둔 내년 1월쯤 비트코인 기반의 알렉스표 첫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 찬 CTO는 "이를 통해 유저들을 끌어오고 그 안에서 알렉스의 토큰 밸류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중 빗썸에만 거래되고 있는 알렉스 토큰에 대해 "추가적으로 다른 거래소로의 상장 신청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장을 도우면서 알렉스의 자체 거버넌스 토큰인 알렉스(ALEX)의 가치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