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도 2.7조 사들인 외국인…'반도체주' 쓸어담았다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삼성전자 1.37조 등 주요종목 1.8조 매수
개인투자자는 반도체 팔고 2차전지 순매수…"수급 차별화 영향 주목"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2주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1조3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 한미반도체(042700)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 이상을 투입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2조7775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2조9044억원가량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주(株)에 투심이 집중됐다. 해당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전체 순매수 거래대금의 절반 가까이 되는 1조3795억원이 투입됐다. 전날 외국인들은 2400억원가량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2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이 외에도 SK하이닉스(3416억원), 삼성전자우(615억원), 한미반도체(43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만 따져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약 1조8262억원으로 전체의 65.74%에 달한다. 사실상 반도체 매수세가 공매도 금지 기간 국내 증시에 외국인을 끌어오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4분기 진입을 매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PC, 스마트폰 등의 판매량이 늘면서 반도체 시장의 완만한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며 "고객사들의 재고 확충 수요가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D램과 낸드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팔았다. 1조9302억원 가량 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은 이차전지(2차전지)에 집중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POSCO홀딩스(005490)로 3041억원 매수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253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는 2378억원, 에코프로(247540)는 424억원 가량 팔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유의미한 수급이 포착된 섹터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인 반면, 개인의 순매수는 오로지 2차전지에만 집중됐다"며 "향후 수급의 차별화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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