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커버링' 효과 끝…공매도 비중 1위 호텔신라도 '제자리'

호텔신라 반짝 상승 뒤 내리막…6만5000선 복귀
전문가들 "공매도 금지 효과 끝…펀더멘탈에 집중"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2023.11.1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공매도 금지가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아 쇼트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주식매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 후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면서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효과보단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008770)는 지난 10일 전일대비 1600원(2.39%) 하락한 6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 주가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 5.85% 급등하며 6만8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약세를 거듭하면서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 호텔신라 주가는 6만5000원이었다.

호텔신라의 지난 3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중은 7.64%로, 코스피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다. 쇼트커버링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실제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호텔신라 공매도 잔고 비중(지난 8일 기준 7.56%)은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를 끌어 올릴 정도의 유의미한 감소세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 다음으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롯데관광개발(032350)은 지난 6일 7.21% 급등한 이후 내리 급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전보다도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3일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는 1만1240원이었는데 지난 10일 1만650원까지 밀렸다. 그다음으로 비중이 컸던 SKC(011790)도 지난 6일 13.47% 반짝 상승 뒤 나흘 연속 급락하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3일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HLB(028300)와 엘앤에프(066970), 에코프로(086520) 모두 '반짝 상승'에 그치며 공매도 금지 첫날의 급등분을 대부분 돌려줬다. HLB는 지난 3일 2만920원에서 6일 14.38% 상승했지만 나흘 연속 하락하며 10일 3만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엘앤에프도 지난 3일 14만9800원에서 10일 14만5800원으로 외려 주가가 더 떨어졌다. 에코프로의 경우 공매도 금지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80만원선을 되찾았지만, 지난 10일 기준 60만원선으로 재차 밀렸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론 공매도 금지 효과로 인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결국 펀더멘털에 수렴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공매도 금지와 주가 상승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과거처럼 유동성 완화에 따른 시장 회복도 기대할 수 없어서다.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공매도 금지 효과가 이미 "끝났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쇼트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에, 중기 관점에서의 바이 앤 홀드를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 펀더멘털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월 이후 평균 6.4%였다"며 "공매도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고, 금지 조치의 효과도 끝났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