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증권사 3분기 영업익 전년比 47%↑…'리스크 관리' 희비 갈랐다
불확실성 커져도 브로커리지·수익 다각화 영향에 실적 선방
미래에셋證, 해외 부동산에 '비틀'…4분기에도 충당금 '발목' 전망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자기자본 기준 5대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지정학적 불안 요인까지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양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부동산 투자부실 등 부담 요인으로 충당금이 증가한 증권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며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총 8464억원 으로, 지난해 3분기(약 5733억원) 대비 47.6%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들은 지난 7~8월 이차전지(2차전지)와 테마주 열풍에 따른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증가 등 리테일 부문에서 수익을 주로 올리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를 대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쓴 노력도 빛을 발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72.9% 증가한 11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1218억원,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수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다수의 딜을 추진하며 증권사 중 일반회사채와 여전채 대표주관 1위를 달성했다.
KB증권은 같은 기간 1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3분기 수탁수수료로 전년 대비 19.0% 증가한 1291억원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9% 증가한 20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산관리(WM)부문이 고객자산의 순유입 추세가 유지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어려운 증시 상황으로 전분기 대비 1억 이상 고객 수는 소폭 줄었으나, 7조9000억원의 고객자산 순유입을 통해 리테일 전체고객자산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2005억6700만원으로 전년보다 132.92% 급증했다. 경쟁 심화로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이 전분기 대비 0.9% 감소했지만, 브로커리지 이자는 8% 늘었다. 자산관리는 8.4% 감소했고, IB는 2.3% 증가했다. 운용부문은 흑자 전환했다.
전분기 대비 국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및 평가손실 신규 발생액이 감소하며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을 원인으로 1500억원 이상의 충당금과 평가손실을 반영했지만, 이번 3분기에는 해당 규모가 648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3분기 위탁매매와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었다. 하지만 후순위로 꼽히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보다 미진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배순이익은 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 감소해 시장 컨센선스도 하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크게 인식되며 3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중부본사, 프랑스 마중가타워 등 오피스 빌딩에 대한 손익차손이 약 1100억원가량 반영됐다.
이외 증권사들도 대부분 불황 속 실적 선방에 성공한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1.7% 늘어난 2719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전 분기 충당금을 대부분 반영한 것이 이번 분기 부담을 줄였다. 신한투자증권도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에 따라 87.4% 증가한 9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영업이익도 76.5% 늘어난 42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은 낙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등 부담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충당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최근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4000억원대 미수채권으로 4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상이한 실적을 보였다"며 "4분기 증권업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증권업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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