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키웠던 황현순 대표, 잇단 악재에 책임론…결국 자진 사임(종합)
"영풍제지 도의적 책임"…대표이사 재선임 7개월 만에 직 내려놔
키움증권 점유율·실적 끌어올렸지만…CFD·영풍제지 리스크 관리 실패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황현순 키움증권(039490) 사장이 9일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탄탄한 실적 관리로 대표이사로 재선임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잇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리스크 관리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놓게 됐다.
9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황현순 사장은 이날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키움증권은 이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황 사장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임에 대한 의사회 의결을 거친 뒤 새 대표이사를 세우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황 사장은 지난 2021년 말 키움증권 대표로 선임돼 1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3월 말 재선임됐다. 그는 2000년 키움증권 창립 당시 합류해 중국현지법인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그룹 전략경영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증권업황이 흐린 중에도 키움증권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데 이어 실적 방어에도 성공하면서 재신임을 받았다. 황 사장은 재선임 당시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 포지션 강화 △초대형 IB로의 도약 △글로벌시장으로의 도약 등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황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를 악용한 '라덕연 사건'에 연루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은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4월20일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140만주(3.56%)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팔아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았다.
해당 사태로 초대형 IB로의 도약 목표가 사실상 뒤로 밀린 가운데 영풍제지 사태까지 터지며 리스크 관리 능력 문제가 재차 도마에 올랐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발생한 미수금 4943억원 중 610억원만 반대 매매를 통해 회수한 상태다. 현재 남은 미수금은 약 4333억원으로 키움증권 3분기 순이익의 2배가 넘는다.
결국 황 사장은 이날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황 대표는 이사회 개최 전까지 컨트롤타워로서 영풍제지 사태 수습 등 통상 업무를 지속할 계획이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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