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5개월, 맥 못추는 저가항공사…"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은 주가"

에어부산·티웨이항공, 코로나19 확산 이전 주가보다 낮아
항공사 간 통폐합 필요하단 의견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를 비롯한 각 항공사 비행기들이 서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에 접어든지 5개월이 지났지만 항공주는 여전히 찬밥 신세다. 특히 저가항공사(LCC)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에어(272450)의 현재 주가는 1만1320원으로, 최근 5개월간(6월1일~11월3일) 3730원(24.8%) 빠졌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091810)과 제주항공(089590)도 20% 넘게 하락했다. 이날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5개월 전 대비 각각 705원(24.0%) 하락한 2230원, 2920원(21.9%) 하락한 1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어부산(298690)도 5개월 새 350원(11.6%) 하락한 26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하향 조정되면서 사실상 엔데믹 시대가 왔다. 항공사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 5월 대비 6월 에어부산(11.5%), 진에어(10.5%), 제주항공(9.5%), 티웨이(7.3%) 등은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7월부터 줄곧 하락세였다.

현재 저가항공사의 주가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 이전인 2019년 12월 말에 형성된 주가와 비교해 봐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에어부산(5일 종가 2670원)과 티웨이항공(5일 종가 2230원)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이전 주가의 반토막 수준이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의 2019년 12월 말 종가는 각각 5890원, 5420원이었다.

올해 항공산업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전환)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항공 시장에서 저가항공사가 맥을 못 추는 원인은 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저가항공사의 항공기 대수는 2022년 130대에서 2023년 148대로 빠르게 확대됐다. 중장기 소비 둔화, 인구 감소 등으로 구조적인 여객 수요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 항공기 확대로 경쟁 심화는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한 탓도 있다. 지난 6월1일까지만 해도 70.64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9월28일 95.03달러까지 상승하더니 11월2일 종가 기준 82.46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항공사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지나친 경쟁 구도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 시장에서 단거리 노선 중심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쟁구도 재편을 위해 항공사 간 통폐합이 필요하고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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