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청신호' 켜졌는데?…아시아나 8% '뚝' 대한한공 '미지근'[핫종목]

(종합)화물사업매각 결정되자 아시아나 -8.68%·대한항공 -0.25%
'알짜사업 매각' 기업가치 하락 우려…대한항공 자금부담도 영향 풀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안이 가결된 2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해 동의하는 안건을 표결 끝에 가결했다. 이 시정조치안에는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두차례의 격론 끝에 화물사업부 매각안에 동의했다. 대한항공(020560)과의 기업결합 작업이 중대 고비를 넘게 됐지만 알짜사업 매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우려 등 요인으로 주가는 급락했다. 대한항공도 단기 재무부담 이슈로 소폭 하락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970원(8.68%) 내린 1만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 주가는 대한항공과의 합병 논의를 위한 이사회 소집 예정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오전에도 1950원(6.88%) 오른 1만195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사회 결정 발표가 난 직후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은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알짜 사업인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할 경우 기업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물사업 부문은 특수화물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을 가결했다.

이사회의 가결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즉각 EU 경쟁당국에 화물사업부 매각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시정조치안에는 EU 경쟁당국이 지적한 양사 합병 시 한국~유럽 노선 간 화물사업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번 결정으로 2020년 11월부터 약 3년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기업결합은 14개 경쟁당국 중 EU, 미국,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이 EU 경쟁당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시정조치안을 마련함에 따라 3~4개월 안에 심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할 시 남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결과 발표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합병 청신호에도 대한항공 주가는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전일 대비 50원(0.25%) 내린 2만1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약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1만9220원으로 52주최저가를 찍고 등락을 거듭해왔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론 아시아나 인수가 대한항공에 일부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주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결론적으로 단기 주가는 인수 무산을 더 반길 것이라 판단된다"며 "장기적인 합병 시너지가 아쉽겠지만, 당장의 재무 부담과 기업결합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대한항공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2조원이 안 되는 자금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라며 "수년 내 여객과 화물 모두 통합 시너지를 위협할 경쟁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여객 운수권 반납과 화물 사업권 매각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