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알짜'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주가 7%대 하락 전환[핫종목]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두차례의 격론 끝에 화물사업부 매각안에 동의했다. 대한항공(020560)과의 기업결합 작업이 중대 고비를 넘게 됐지만 알짜사업 매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우려 등 요인으로 주가는 급락했다.
2일 오후 2시46분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850원(7.60%) 내린 1만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중에는 1950원(6.88%) 오른 1만195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사회 결정 발표가 난 직후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일 올랐던 아시아나IDT(267850)도 2.63% 내렸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을 가결했다.
이사회의 가결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즉각 EU 경쟁당국에 화물사업부 매각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시정조치안에는 EU 경쟁당국이 지적한 양사 합병 시 한국~유럽 노선 간 화물사업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번 결정으로 2020년 11월부터 약 3년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기업결합은 14개 경쟁당국 중 EU, 미국,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과 미국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화물기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각국 경쟁당국의 화물운송 독점 우려를 해소하려 했으나 EU 경쟁당국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더 큰 회사'를 요구하며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대한항공이 EU 경쟁당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시정조치안을 마련함에 따라 3~4개월 안에 심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할 시 남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결과 발표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화물사업부 매각 가결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화물사업 부문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의 21.7%을 차지하는 알짜배기 사업인 데다 특수화물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물사업 부문 매각으로 인한 회사 가치 하락과 합병 시너지 저하 문제가 따른단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일반직 노조는 "명분도 실리도 국익도 없는 이번 합병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라며 "합병의 문제점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같은 시각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50원(0.25%) 오른 2만250원으로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1만9220원으로 52주최저가를 찍고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날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아시아나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아시아나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과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주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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