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그래도 믿었다"…지난달 개미 순매수 톱5 모두 '마이너스'

상위 5개 중 4개 종목이 2차전지주
LG엔솔 순매수 1위…주가 19% 빠져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지난달 코스피가 2300선을 내주는 등 크게 출렁인 가운데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주가 역시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들의 매수세는 지난 9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2차전지 종목으로 쏠린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4204억원)과 두산로보틱스(454910)(3028억원), 포스코홀딩스(005490)(2674억원), 삼성SDI(006400)(2440억원), 포스코퓨처엠(003670)(2310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지난달 5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모두 2차전지 종목이다.

앞서 개인들은 지난 9월에도 포스코홀딩스(8167억원)와 LG에너지솔루션(3442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2565억원), LG화학(051910)(2451억원), 포스코퓨처엠(003670)(2447억원) 순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 한 바 있다. 당시에도 2차전지 종목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개인들이 줄곧 사들인 2차전지 종목들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한달 새 19%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약 8%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포스코그룹이 3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데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리스크'까지 직면하면서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는 23%, 포스코퓨처엠은 34%가량 밀렸다. 삼성SDI 역시 약 17% 빠졌다.

문제는 2차전지 종목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부터 휘청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거래일보다 4.79% 급락한 197.36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 200달러선이 무너진 건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공급 업체 파나소닉이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전기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배터리 생산을 줄였다고 밝히면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면서 전기차 수요 위축을 강하게 우려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역시17억6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테슬라뿐 아니라 포드와 GM도 최근 전기차 생산에 대한 투자를 속속 연기했다. 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2021년 115%, 2022년 61% 등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세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판매량도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경쟁 심화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도 이어지며 이익률 감소가 지속됐다"며 "전기차 선호 둔화를 테슬라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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