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下,下,下' 영풍제지 나흘새 76% 폭락…키움증권 손실 얼마나 떠안나
키움증권 시가총액 한달새 1조8000억원 '증발'
증권가 "닷새째 하한가 갈 경우 손실액 3900억"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시세조종(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006740)가 거래재개 이후 나흘째 하한가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039490)의 손실액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나흘 연속 하한가를 치면서 영풍제지 주식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아 반대매매조차 어려워진 탓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전날 29.93% 내린 8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는 전날 개장 직후부터 하한가로 직행했다. 영풍제지는 거래 재개 직후인 지난 26일부터 전날까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중이다. 네 차례의 하한가로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3만3900원에서 8170원으로 76% 하락했다.
영풍제지 시가총액 역시 크게 쪼그라들었다. 영풍제지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3798억원으로, 지난달 말(2조2195억원) 대비 1조80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이 발생됐다"며 "20일 기준 해당 종목의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며 "추후 손실과 관련한 확정사항이 있을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수금은 미수거래에서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한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다. 다만 2거래일 뒤인 결제일까지 이 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계좌에 있는 주식을 팔게 된다. 하지만 영풍제지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반대매매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증권가에선 영풍제지로 인한 키움증권의 최대 손실액을 35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영풍제지가 총 4 거래일 하한가를 간다면 미수금 손실액은 최대 3550억원 수준이다. 다올투자증권은 3558억원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영풍제지 하한가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전날도 영풍제지 하한가에 2600만주 넘는 매도 잔량이 장중 내내 쌓여있었다. 다올투자증권은 만일 1일에도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기록한다면 약 3900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 4월 발생한 키움증권의 CFD 관련 손실 800억원가량도 아직까지 전체 회수가 되지 않아 미수금 회수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해 서울남부지검에 통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19일부터 매매거래 정지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조치를 취했다.
이후 남부지검에서 금융당국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자 대상 출국금지 △압수수색 및 체포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등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당국은 영풍제지에 대한 불법거래가 상반기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풍제지가 지난 25일부터 평택공장 가동을 중시한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5일 영풍제지는 중부지방 고용노동청 평택지청장으로부터 부분작업 중지 명령서를 접수해 안전조치를 완료한 뒤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부분 작업 중지이지만 생산공정 특성에 따라 전면 가동이 중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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