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26년만에 '세대교체'…'창업동지' 최현만 떠나고 6인 부회장 떴다

(종합)박현주의 '동지' 최현만 회장 용퇴
새 부회장 6인 발탁…글로벌·자산관리 방점

미래에셋그룹의 새 부회장 6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재식(생명), 이정호(증권), 김미섭(증권), 허선호(증권), 스와럽모한티(자산운용), 이준용(자산운용).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미래에셋그룹이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고위 임원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샐러리맨의 신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006800) 회장을 비롯해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미래에셋그룹의 초창기 역사를 함께해 온 창업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시대가 본격화됐다.

미래에셋그룹은 23일 임원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증권 부문에서 3명(김미섭·허선호·이정호), 자산운용 부문에서 2명(이준용, 스와룹 모한티). 생명 부문에서 1명(김재식) 등 6명의 사장이 각각 신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그룹 창업 초기부터 20여년을 회사와 역사를 함께 해온 최현만 회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조웅기 부회장, 최경주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가운데 최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에 출범한 미래에셋증권의 초대 CEO를 역임하는 등 창업 과정에서 박현주 창업주의 '든든한 동지' 역할을 해왔다.

이후 그는 2016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7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21년 12월엔 전문경영인으로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창업자 박현주 회장과 동등한 회장으로 승진하며 독보적인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퇴임하게 되는 창업 멤버들의 경우, 그간 그룹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퇴임 임원으로서의 예우를 받게 되며, 고문으로 위촉돼 그룹의 장기 성장에 지속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하는 창업멤버 3인.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이번에 신규 발탁된 임원인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그룹이 '글로벌'과 '자산관리'(WM)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

허선호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WM사업부를 총괄하며 연금, 해외주식, 디지털 등 리테일 사업성장에 기여했고, 이정호 부회장은 홍콩법인 CEO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준용 신임 부회장은 글로벌투자, ETF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 받아 향후 멀티운용부문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인도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스와랍 모한티(Swarup Mohanty) 인도법인 대표를 부회장으로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부회장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에셋생명(085620)의 김재식 신임 부회장은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효율적인 IFRS17제도 도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임 등기이사는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6년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였다"면서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며 "이번에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의 깊은 인간적인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대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