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네"…아모레퍼시픽, 中 대신 美로 반등 노린다

한 달여만에 주가 13% 하락…中 실적 부진 탓
대중국 수요 약세에도 미국 시장 등 글로벌 시장 다변화로 반등 기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건물./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방한하고, 중국 내수 소비도 늘어났지만 수혜가 예상된 화장품주(株)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반등을 예상하면서 주가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5100원(4.21%) 하락한 1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주가는 하락했다. 지난 8월31일 13만3900원의 종가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주가는 13.4%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황금연휴를 맞아 중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혜자로 예상된 화장품 기업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9월30일~10월4일 기준(9월29일 백화점 휴점)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중국 국경절 기간 대비 21.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이 17.0% 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9524억원, 449억원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9046억원, 영업이익은 35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세점과 중국 실적부진이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중국 수요 약세가 컨센서스 하회의 주요인으로, 예상 대비 대중국 매출과 손익이 하락한 데 기인한다"며 "중국 현지 경기 부진과 면세 채널의 송객 수수료율 축소 영향을 받았으며, 전분기에 이어 일부 중국 내 설화수 구재고 처리 이슈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향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중국의 기여도 반등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다른 시장에서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거란 전망이 나오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이익 구조 내 해외 비중국 채널의 기여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북미+유럽 채널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중국 내 수요 부진, 면세 B2B 채널 축소 여파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비중국 채널은 아모레퍼시픽의 이익 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당분간 성장세도 좋을 것"이라며 "추가로 코스알엑스 잔여 지분을 인수할 경우 추가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주춤했던 북미의 매출은 4분기에는 다시 양호한 증가세를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을 이끌 전망"이라며 "북미 지역에서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있는 가장 큰 쇼핑 성수기이고, 일본 등에서도 양호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