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美 금리에…서학개미 1.3조 베팅한 ETF '반토막'[서학망원경]
서학개미 최대 순매수 종목 TMF, 역대 신저가 기록
연준 주요 인사, 매파적 태도 유지
- 공준호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미국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20년물 이상 장기채권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TMF를 대거 사들였던 서학개미들이 큰 폭의 손실을 보게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정책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는 TMF 9억6353만 달러(약 1조3090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최대 순매수 규모로, 순매수 2위 종목인 SQQQ(UltraPro Short QQQ ETF)의 순매수 규모 3억5695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해당 ETF는 20년물 이상 미국 국채가격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내리면 국채 가격은 상승하는 만큼 금리가 내려야 투자자들이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미국 금리인상이 종료되고 금리인하 수순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TMF에 대거 투자했다. 그러나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TMF 주가는 연초 8.03달러에서 간밤 4.30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연간 46%가량 내렸다. 이는 종가 기준 역대 신저가다.
특히 최근에는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해당 레버리지 상품은 '지하실'을 향하는 중이다. 간밤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TMF 주가는 하루 동안 6.52% 하락했다. 현지시각 3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 중 4.8%를 뚫으며 금융위기가 발생해했던 2007년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5%를 기록하면서 역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각보다 미국의 경제여건이 생각보다 견조하다는 지표가 나오며 연준의 통화긴축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미국 노동부는 전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발표했다. 8월 구인 건수는 960만 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의 883만개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의 예상치인 882만 개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고금리 장기화 예상에 힘을 보탰다. 2일(현지시각) 연준 금융감독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클 바 부의장은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가오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되는 다양한 경제 데이터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경제전망 요약을 보면 위원들은 적어도 2025년 말까지 평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는 내 생각과 마찬가지로 이는 추가 긴축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장기채 금리 급등에 간밤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하락했다. 특히 다우 전거래일보다 1.29% 내리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0.4% 하락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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