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떠나며 반값된 2차전지株…공매도·인버스ETF, 내림세 불붙이나
'에코형제' 최고점 대비 40~50% 하락…EV 수요 둔화·리튬 가격 영향
개인 순매도 늘고 하락베팅에도 자금 몰려…"반등 어려울 듯"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차전지(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086520)가 '황제주' 타이틀을 단 지 불과 두 달 만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개인 투자자들이 떠나며 주가가 최고점 대비 40% 급락한 가운데, 공매도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며 2차전지주의 내림세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15일 전일 대비 1만4000원 내린 89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7월 중순 100만원을 돌파한 뒤 같은 달 26일 153만90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42.17% 주가가 빠졌다.
에코프로와 함께 2차전지 상승세를 주도헀던 에코프로비엠(247540)도 같은 날 전일 대비 1.75% 하락한 28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점(58만4000원) 대비 52.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주는 최근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리튬 가격이 내리며 실적 우려가 커진 탓이다. 2차전지 기업들은 리튬 가격의 변동에 따라 판매 가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리튬을 사들였을 때보다 가격이 더 내려가면 제품 가격을 낮추게 돼 손해가 발생한다.
그동안 주가를 견인해왔던 개인 투자자들도 '팔자'로 돌아섰다. 하반기 들어 개인은 에코프로 주식을 1조9102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상반기 1조9144억원 사들였던 것을 두 달 반 만에 팔아 치운 것이다. 개인은 에코프로비엠도 상반기 1조1967억원을 사들였지만 하반기 들어 7527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락 베팅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례로 에코프로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지난 6월 339억원 수준이었지만 7월과 8월에는 454억원, 575억원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800억원대로 접어들었다.
KB증권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417억원까지 늘었다. 이 상품은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1배로 따르는 것으로, 지수에는 국내 주요 2차전지 10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2차전지가 반등하긴 어려우리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와 같이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오직 롱을 외치던 개인의 기조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로봇, 요소수 같은 다른 종목으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돌리고 있는 만큼 150만원의 영광이 다시 돌아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헀다.
일각에서는 반등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가격 하락과 EV 수요위축은 모두 최악을 지나고 있다"며 "배터리 가격 하락이 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내년 수요는 긍정적일 전망이고, 연말 신규 수주 및 증설 소식도 반등의 촉매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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