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제2의 에코프로?…진격의 개미, 7월에만 '4.5조' 싹쓸이

[7월 증시 결산]①단일종목 월간 순매수 규모로 15개월만에 최대
올들어 7개월간 9.2조 순매수…7월에만 4.5조 쓸어담아

(포스코홀딩스 제공)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개인투자자가 7월 한달간 포스코홀딩스(005490) 단일종목에 대해 4조5000억원대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증시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를 휩쓴 2차전지 광풍의 대표주자인 에코프로에 올라타지 못한 개인의 소외감,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증시 전반을 짓누르며 쏠림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로 나타났다. 개인은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 주식 4조522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올해 들어 7개월간 포스코홀딩스 주식 9조283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7월 한달 동안 그중 절반가량을 사들인 셈이다.

지난 4월에도 개인은 포스코홀딩스 3조1280억원을 사들이며 집중매수세를 보인 적이 있는데 이보다 1조원 넘게 큰 규모다. 초대형주인 삼성전자가 아닌 단일종목에 이같은 매수세가 몰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월간 개인 단일종목 순매수 규모로 지난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다. 당시 개인은 한달간 삼성전자 주식 4조5231억원을 순매수했다.

2차전지 섹터 가운데서도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단일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수급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7월 한달간 전체 증시에서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1조8935억원다. 전체 순매수 금액의 2.4배에 이르는 자금이 한 종목에 몰린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네이버(3840억원), 카카오(2830억원), 엘앤에프(2720억원) 등으로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5월에도 포스코홀딩스(4970억원), 에코프로(4280억원), LG화학(2700억원) 등 2차전지 섹터에 돈이 몰리긴 했지만 개별 종목 쏠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개인의 대규모 매수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7월 한달간 65%가량 상승했다. 연초부터 7월말까지 연간 상승률은 132%에 이른다.

계속된 가격상승으로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은 불어나는 중이다. 지난 25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82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6일에는 이보다 840억원가량 늘어난 1조1660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086520) 주가 급등 당시 '과열'이라는 진단을 내놨던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놓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목표가를 기존 48만원에서 75만원으로 66.7% 상향하고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철강 회사였던 포스코홀딩스는 향후 10년간 성장이 담보된 2차전지소재 산업의 주요 소재 공급을 과점할 계획"이라며 "특히 구조적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리튬 가격 상승에 따라 염수리튬 사업(포스코아르헨티나, 지분율 100%)과 광석리튬 사업(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지분율 82.0%) 가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 목표가를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90만원으로 높여잡고 "목표주가의 2023년과 2024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33배와 1.25배"라며 "향후 5년간 펼쳐질 압축 성장과 2차전지 업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감안하면 과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다소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정체성이 철강주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등으로 변모함에 따라 기존 멀티플 상향 요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식이 동사 시장 가치 변모를 설명하기 힘든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목표가 45만원, 투자의견 중립(HOLD)을 제시했다. 기존 목표가 대비 상향되긴 했지만 현재 주가 수준 대비 낮아 사실상 고평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이번 주가 랠리를 계기로 만성적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재 섹터에 새로운 가치평가 기준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