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서 1주일새 1조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韓 증시 떠나나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5563억원 순매도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올해 상반기 지수 상승의 든든한 '견인차' 구실을 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선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 고점 인식에 따른 일시적 매도라는 시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등의 우려가 산재한 상황에서 추세적인 매도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563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매수 우위를 나타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외국인은 지난 1월 6조370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달엔 4조3353억원을 사들인 바 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나타내며 1주일간 총 1조원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반짝 '사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전날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3968억원을 팔았다.
이에 지수는 지난 21일 이후 2600선을 하회한 뒤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2일 종가 기준 2600선을 넘긴 뒤 12일 2650.45까지 올랐으나, 전날 종가 기준 2581선까지 밀렸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매도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비중을 확실하게 줄여야만 하는 요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이익은 회복세일 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기계와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에선 꾸준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을 포함한 12개월 선행 EPS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실적의 가파른 하향 조정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할 이유는 없다"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업종과 종목을 보면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들의 추세적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부담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등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만한 소재가 우위에 있는 구간이란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와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 확인 전까지는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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