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양도세 회피' 물량 쏟아져…외인·기관은 '줍줍'

코스피·코스닥 1.5조 쏟아낸 개인…외인·기관 순매수
금투세 공방에 대주주 요건 확정 늦어져…매물 출회 집중된 듯

서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 확정일을 하루 앞두고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개인의 물량을 소화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1331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03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양도세 대상 대주주 확정일(28일)을 하루 앞두고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대량으로 출회하면서 개인들의 매도세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폐장일(29일) 이틀 전인 이날까지 보유주식 시가평가액을 10억원으로 낮추거나 지분율을 1%(코스피), 2%(코스닥) 미만으로 낮춰야 대주주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양도세 회피 물량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별 상장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의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한 개인에게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기준 보유액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부자감세' 논란이 일면서 기존과 동일한 10억원으로 기준이 유지됐다.

문제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관련한 공방이 길게 이어지면서 대주주 요건 유지 결론이 지난 22일에야 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주주 기준 상향을 기대했던 주주들은 1주일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요건 회피를 위한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때문에 27일 하루 동안 개인의 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순매도 금액 합계는 각각 2조4887억원, 1조623억원이다.

다만 이날 개인투자자의 매도물량을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받아내면서 지수는 상승마감(코스피 +0.68%, 코스닥 +1.37%)했다. 기관은 코스피에서 1조489억원, 코스닥에서 2983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02억원, 코스닥에서 1147억원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배당락을 앞두고 기관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상승마감했다"고 분석했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