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상승한 스튜디오드래곤…축포 일렀나
한국 드라마 방영할 것으로 알려진 中 안후이위성TV "사실무근" 발표
증권가 "결정적 한 방 절실…더 긴 호흡 필요"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중국이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대표 콘텐츠주인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영향으로 한한령이 발동된 이후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송출이 중단돼 왔지만, 최근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공식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에 관련 종목 주가도 올랐다.
하지만 한한령 해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3년부터 한국 드라마를 방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눈길을 끈 '안후이위성TV'가 공식 성명을 통해 방영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스튜디오드래곤은 전 거래일 대비 4700원(5.62%) 오른 8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21.8% 상승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상승은 한한령 해제에 따른 실적 상향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OTT 플랫폼인 '비리비리'(哔哩哔哩)는 한국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를, '유쿠'(优酷)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이달부터 방영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안후이위성TV가 내년 한국 드라마 방영을 예고하면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안후이위성TV의 포털 바이두 커뮤니티 사이트 안후이웨이스바는 지난 20일 웨이보를 통해 "태국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가 돌아온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21일 스튜디오드래곤 등 국내 콘텐츠주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CJ ENM도 7.38% 올랐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순 이후 잠잠했던 구작 판매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이 중국 OTT에 업로드됐고, '하이에나' '구경이'는 중국 리메이크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지 연구원은 "모두 지난 1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매우 높이고 있는 시장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2023년 다양한 작품을 제작할 계획인 점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OTT 오리지널 작품 제작만 13작품 이상 제작되고, OTT와의 재계약도 우호적인 조건으로 연장될 예정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7305억원,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939억원으로 외형성장 및 수익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한령 해제' 기대감 확대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안후이위성TV는 전날 성명을 통해 안후이웨이스바에 올라온 '한국 드라마 방영 계획' 글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방송사에서의 한국 드라마 방영 소식에 힘입어 오른 주가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추가 하락도 예상되는 지점이다.
또 보다 높은 수익을 위한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지인해 연구원은 "반복적인 구작 판매가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지난 6년간 구작 판매는 여러 번 반복됐기에 결정적 한 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 연구원은 "구작이 아닌 '신작을 동시방영'하는 것,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오프라인 '공연장 대관을 한국 가수들에게 허용'하는 것, 한국 '게임업체가 중국에서 외자판호'를 받는 것 중 한 가지는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며 "아쉽게도 아직 '신작' 콘택트 및 기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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