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년 코스피 전망 2025~2580 '상저하고'…원픽 '반도체'

9개 증권사 내년 증시 전망…긴축 기조 마무리되는 2분기 이후 반등 기대
"'반도체' 매수시점 가장 빨리 올 것"…모든 증권사 유망업종 꼽아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증권업계는 내년 주식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긴축 정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상장사 실적 저점을 확인하는 2분기 이후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유망업종으로는 일제히 '반도체'를 추천했다. 그동안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에 따른 주가 조정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2차전지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증시 전망 보고서를 내놓은 9개 증권사(KB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가 제시한 코스피밴드는 하단 평균이 2025포인트, 상단 평균이 2580포인트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상단을 높게 잡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의 2650포인트다. 증권사들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상승에 무게를 뒀지만, 큰 반등은 없는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지난 2004년과 2013~2016년과 유사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박스권 코스피의 경우 저점 대비 고점까지 최대 수익률은 25%로 코스피 상단을 2550포인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증시 반등, 관건은 '실적'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통화긴축 기조가 이어져 주식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겠지만,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는 2분기 이후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반등의 관건은 '실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 주식시장 지수 레벨업은 이익 증가에서 나왔다"면서 "2023년 반등은 이익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요 이익 하향국면에서도 주가가 이익보다 빠르게 반등했다"면서 "내년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이 전망은 4월 이후 턴어라운드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KB증권은 경기사이클의 저점인 내년 2분기를 매수하기 좋은 타이밍으로 봤다.

이은택 KB증권 주식투자전략 팀장은 "경기침체의 3분의 2가 되는 지점에서 경기사이클 저점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본다면 경기사이클 저점은 내년 2분기쯤이 될 것"이라면서 "경기침체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주식을 사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 추천 업종은 단연 '반도체'

증권가가 예상하는 한국 분기 영업이익 저점 도달 시점은 2분기다. 3분기부터는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플러스로 전환할 전망이다. 실적개선주를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정연 연구원은 "현금창출능력(EBITDA) 대비 총차입금과 현금을 반영한 기업가치(EV)로 평가한 저평가 종목을 선별하는 게 유효한 투자 전략"이라면서 "금리 레벨이 높아진 환경에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많고 부채가 적은 기업 중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종목의 재무 건전성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주목할 업종으로 9개 증권사 모두 반도체를 꼽았다. 최근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제조회사들이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에 나서면서 연말에는 재고 소진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고의 피크아웃(정점통과)이 확인되면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은택 KB증권 팀장은 "실적이 내려갈 때 주가수익비율(PER)이 갑자기 올라가는 신호를 진입의 기회로 삼는데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는 과거 이런 시점이 매수기회인 적이 많았다"면서 "반도체는 매수시점이 가장 가까워진 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분기 영업이익 저점은 내년 2분기로, 2~3분기 중 이익 추정치 상향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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