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대부' 강방천 회장, 내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후임 CIO에 정석훈 전무…"오래 전부터 계획"
제2의 인생 투자자 발굴·펀드매니저 양성에 매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2021.4.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손엄지 기자 = '가치투자 대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29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와 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날 예정이다.

1999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신인 에셋플러스자문을 직접 창업한 지 23년 만이다.

강 회장이 수행해온 운용총괄책임자(CIO) 자리는 정석훈 전무가 맡는다. 정 전무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20여년간 고객 자산을 관리해왔다.

새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 아들인 강지안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계획했던 일이었다"며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의 인생을 그동안 꿈꿔왔던 끼 있는 투자자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또 자신이 떠나더라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가치투자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셋플러스의 가치체계는 흔들림 없이 확고하다"며 "이번 일로 운용역량이 결코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60년 전남 신안군 암태도에서 태어난 강 회장은 1987년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한 뒤 동방증권(현 SK증권) 1989년 쌍용투자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4년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등을 거쳤다.

강 회장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당시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린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한 뒤 거액 개인자산 고객과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의 주요 연기금 자산을 운용했다.

2008년에는 소수펀드 원칙, 일등기업 투자원칙, 소통판매 원칙을 표방하며 업계 최초로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출범했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가로 평가받는 강 회장은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세계의 위대한 투자자 99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