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내부통제' 강조한 금융당국 청렴도는 오히려 '뒷걸음'

지난해 금융위·금감원 종합청렴도 3등급으로 떨어져

금융위원회 전경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지난해 국내 금융당국의 청렴도 평가 등급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금융당국은 반복된 금융사고를 이유로 금융사들에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해 왔는데 정작 내부 관리는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종합청렴도는 전년 대비 1등급씩 하락한 3등급을 기록했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공공기관의 종합적인 청렴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실시된다. 평가는 청렴체감도(설문)와 청렴노력도(실적·설문) 점수를 합산한 후, 부패실태(발생 현황) 평가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등급은 1~5등급으로 나뉘며 유형별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이용해 등급 구간이 선정된다.

금융위의 경우 청렴체감도는 전년에 이어 1등급을 유지했지만, 청렴노력도가 2등급에서 4등급으로 하락하면서 종합청렴도가 3등급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2년 권익위가 새로운 평가제도를 도입한 이후 금융위의 청렴노력도가 4등급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열심히 자료를 제출하고 했지만 권익위에서 보기에는 저희의 노력도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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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노력도가 3등급을 유지했지만 체감도가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하면서 역시 종합청렴도가 3등급에 머물렀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한 이후 반부패·청렴을 강조해 온 금감원은 종합청렴도가 2022년 이후 2등급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이를 방어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등급은 하락했지만 예전보다는 개선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새 평가제도 도입 전에는 금감원의 청렴도는 4등급 수준이었는데 이보다는 개선됐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해 금융권에서 반복적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8월 은행권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환골탈태한다는 심정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수차례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9월 금감원 반부패·청렴 워크숍에서 금융권에서 반복된 금융사고가 "청렴과 공정에 대한 임직원의 안이한 인식으로 내부통제 기능이 마비된 탓"에서 기인한다며 금감원 직원들에게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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