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이틀 연속 1450원대 마감…강달러 부담 지속(종합)

당국, 시장 안정화 메시지에도…외국인 이틀째 순매도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매파적 인하' 기조로 선회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달러·원 환율이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 이상에서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1450원대에 마감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양호한 경제 지표 발표로 인한 강달러 지속과 외국인 국내 증시 이탈 등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51.9원 대비 0.5원 내린 1451.4원에 마감했다. 장중 달러·원 환율은 1450원 등락을 반복했다.

전날 달러·원 환율은 1453원에 출발했는데, 장중 1450원을 넘은 건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원)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도 강달러 흐름에 1450원에 출발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또 미국 경제 지표 호조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주간 초기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했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이전에 보고된 수치인 2.8%보다 높은 3.1% 증가가 확정됐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져 달러 수요를 높여, 환율에 상방 압력을 준 영향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170억 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4298억 원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매도세다.

아울러 전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음에 따라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 동반 약세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강달러 부담과 외국인 국내 증시 자금 이탈에 1440원대 후반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연준의 매파적 금리 전망과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라는 원화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됐고 FOMC 결과를 빌미로 뉴욕 증시가 숨 고르기 조정을 보이는 모습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와 수출 네고는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FOMC, BOJ 등 대형 이벤트가 모두 끝나 당분간 외환시장의 방향을 이끌 재료가 없기도 하다.

일례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와 한국은행은 높은 경계 의식을 가지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 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며 시장 개입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환율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 스와프의 경우, 한국은행·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공단과 맺은 거래 한도를 전날 150억 달러 확대한 650억 달러로 내년 말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개입 시도, 국내 수급 부담 완화가 공조하며 최근 정국 불확실성으로 인한 원화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환스와프 한도 상향, 환헤지 비율 상승 조치는 원화 투심 진정에 기여할 재료"라고 했다.

박승현·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추가 헤지 등을 통한 달러 매도를 확대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제어하는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들어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커 보인다"고 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