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시중은행에 "가계·부동산→기업·성장자금 전환" 당부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 개최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실물경제 안정 당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개최한 복합지원 추진단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4.12.18/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 대내외 여건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실물경제 안정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내년 업무계획 수립 시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의 전환을 당부했다.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스트레스완충자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다. '가계·부동산' 중심에서 '기업·성장자금' 등 실물경제 안정을 위한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은행회관에서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점검회의는 국내 기업의 최근 자금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금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나, 대내외 여건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일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 △위험가중치 적용 기준 개선 등 은행의 건전성 부담을 경감해 기업금융 확대를 지원하고, 국회와 협의해 주요 경제법안에 대한 신속한 입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연말부터 17개 국내은행과 8개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건전성 제고를 위해 추가 자본인 '스트레스완충자본' 적립을 예고한 바 있다. 완충자본이 적용되면 은행들의 자기자본 규제비율이 은행에 따라 최대 2.5%포인트(p) 늘어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시중은행에 "내년 업무계획 수립 시 실물경제 안정을 위한 역할을 요청한다"며 "취임 초부터 강조한 바와 같이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부채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자금지원 방식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내년도 정책금융 공급계획에 산업부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중점분야에 충분히 자금을 공급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혁신 기술과 기업에 대한 투자지원도 확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이 기업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시장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분간 미국 대선 결과와 지정학적 갈등 지속으로 환율‧금리 등 거시적 환경은 기업에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재무상태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 상황, 회사채 차환‧신규발행 상황 등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은 첨단‧전략산업 지원자금 확대, 유동화회사보증(P-CBO) 발행규모 확대, 금리부담 완화 등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내년 △산업은행을 통해 2%대 국고채 수준 반도체 저리대출 공급 본격화 △우량 중견기업의 회사채 직접 발행 지원 방안 검토 △지역특화 벤처플랫폼 확충 및 정책기관 연계 강화 방안 마련 등 새로운 기업지원 프로그램들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