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후금융에 54조원 투입…"연간 목표 초과 달성"
'녹색여신 관리지침' 마련도…"녹색여신 기준 정립, 불확실성 해소"
내년엔 '금융권 공동 워킹그룹' 구성…'전환금융' 적극 추진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올해 10월 말까지 54조 원의 정책금융을 '기후금융' 부문에 공급해 당초 목표(48조6000억 원)를 초과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금융위는 다음 해 금융권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기업들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날 오전 '제6차 기후금융TF 회의'를 열고 올해의 TF 성과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총 420조 원의 정책금융을 투입하는 '기후금융 확대 방안'을 발표한 후 기후금융TF를 통해 정책과제를 논의해 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기후금융 확대 방안'을 적극 추진한 결과, 지난 10월 말까지 기후분야에 정책금융 54조 원을 공급해 첫 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를 위한 미래에너지펀드 1조2600억원을 조성완료하고, 기후기술펀드도 36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기후금융TF는 또 기후 금융과 관련된 제도도 정비했다. 우선 금융위는 환경부, 금감원과 함께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제정했다. 금융사가 취급하는 여신이 '녹색 경제활동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해당 지침은 금융사가 친환경 관련 여신을 제공할 때, 자금의 사용 목적이 '녹색 경제활동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또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워싱'(녹색위장행위)를 방지하고 금융사의 내부통제 사항도 함께 담았다.
금융위는 "녹색여신의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그린워싱 우려로 자금공급에 소극적이었던 금융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면서 "녹색여신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후금융TF는 '금융권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하고 있다. 해당 테스트는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리스크의 충격과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측정하는 한편 기후리스크가 금융회사·금융산업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아울러 금융사의 금융배출량 산출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 금융배출량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배출량이란 금융회사가 투자·대출 등 금융활동을 통해 거래상대의 탄소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을 뜻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후변화 관련 위험·기회 및 재무적 영향에 대한 피투자기업의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회들 역시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및 기후 위기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요구받고 있는 상태다.
한편, 기후금융TF 구성원들은 "제조업 및 화석에너지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구조의 특성상 엄격한 녹색금융 추진은 오히려 탄소 고착화 등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전환금융을 도입하고 있는 해외 사례(EU·일본 등) 등을 참고해 '한국형 전환금융' 도입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환금융은 기업들의 저탄소·친환경 전환을 독려하기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이다.
이에 대해 신진창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다음 해 '금융권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TF에서 논의된 과제들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금융 확대 방안'의 2차년도 공급(목표 51조7000억 원) 및 투자집행을 적극 추진하면서,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녹색예금·기후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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