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 여파로 거래소 접속 지연…개인지갑 업체들 '틈새' 공략
비상계엄 발표 이후 업비트·빗썸 트래픽 증가로 접속 지연 발생
투자자, CEX 신뢰도 지적하자 비수탁 지갑 업체 적극 홍보 나서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애플리케이션 '접속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국내 개인 지갑 서비스 업체가 중앙화거래소(CEX)의 신뢰도 문제를 지적하면서 '적극 홍보'에 나섰다. 국내 투자자들 중 일부가 대형 거래소 두 곳의 접속 지연 사태에 중앙화거래소 신뢰도 문제를 지적하자 이를 활용해 개인 지갑 사용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9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똔다는 가상자산 지갑 플랫폼 '부리또 월드'를 적극 홍보하면서도 지난 3일 발생한 업비트와 빗썸의 접속 지연 사태를 지적했다.
로똔다는 네이버 카페 등 주요 국내 커뮤니티를 통해 '거래소 접속 불가' '출금 기능 정지' '거래 중단으로 인한 손실 발생' '자산 동결의 공포' '시장 상황 대응 불가능' 등의 키워드를 넣은 글을 작성하며 개인 지갑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똔다 측은 업비트와 빗썸의 지연 사태와 관련해 "해결책은 '개인 지갑'"이라며 "(개인 지갑을 사용하면) 중앙화 리스크가 제로인데다 내 키를 내가 관리할 수 있고, 언제든 자유로운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와 빗썸 접속 지연 당시, 투자자들은 입출금 지연 등을 겪으며 대응 자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중앙화거래소 환경과 달리 개인 지갑을 사용하다 보면, 자산 통제권이 본인에게 있으며,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에도 빠르게 가상자산을 전송해 이 같은 사태에 대응할 수 있다. 개인 지갑 업체가 이 같은 장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후 10시30분경 비상계엄을 발표하자, 국내 거래소에서만 비트코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폭락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자 업비트와 빗썸에 동시다발적으로 접속을 시도했는데, 두 거래소의 애플리케이션이 해당 트래픽 과다를 견디지 못하면서 접속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실시간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나아가 일부 투자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국내 중앙화거래소의 신뢰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로똔다는 중앙화거래소와 달리 비수탁 형태인 개인 지갑 플랫폼을 지원한다.
투자자들이 비수탁 형태의 개인 지갑을 사용하면, 자신의 개인지갑을 통해 자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거래소나 제3자가 사용자의 자산에 접근할 수 없는 방식이다. 중앙화거래소 대비 보안성은 뛰어나지만, 편의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지연 사태로 개인 자산의 보안 문제가 다시금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자, 개인 지갑 업체인 로똔다가 이를 사업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시금 하드웨어 월렛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하드웨어 지갑 디센트를 개발·운영하는 아이오트러스트는 업비트와 빗썸의 접속 지연 사태 이후 하드웨어 지갑의 구매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상수 아이오트러스트 대표는 "접속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국내 투자자보다 해외 투자자들의 하드웨어 지갑 구매량이 더 많았다"면서도 "사태가 발생한 뒤에는 이틀 사이 국내 투자자들의 구매량이 늘어나면서 구매 비율이 5대5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연 사태와 관련해 업비트와 빗썸은 사용자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업비트 측은 "갑작스런 트래픽 증가에도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업비트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나가겠다"며 "다시 한번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접속지연을 예방하기 위해 서버 증설 등 인프라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며 "거래소 매도와 매수 속도 개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e12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