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韓, 밸류업에 '진심' 이번엔 믿어도 돼"

[홍콩IR] "진정한 밸류업은 주주환원율 아닌 'ROE' 높여야"
신한증권 ETF 손실엔 "심각하게 생각…대책 마련할 것"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2024년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홍콩 투자설명회 중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만은 믿어줘도 될 것 같아"

(홍콩=뉴스1) 박동해 기자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기업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진정성에 대해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밸류업이 꼭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년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홍콩 투자설명회(INVEST K-FINANCE: 홍콩 IR 2024)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IR 행사에 참석한 해외투자자들에게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또 기업들이 거기에 굉장히 참여하고 있다"라며 "이번만큼은 한국 정부와 한국기업들이 진심으로 한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동참하는 것이 단순히 주가를 올리려는 취지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밸류업 시작의 배경은 한국의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2%밖에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고령화 사회에 이대로 진입하면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은 것을 커버하려면 개인연금이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사적연금의 수익률이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공식적인 IR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밸류업에 진심임을 반복해서 드러냈다. 그는 '투자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많았냐'는 질문에 "투자자들이 최대 관심사는 '밸류업이 계속될 거냐. 진심이냐?' 이거다"라며 "그래서 제가 '진심'이라고 그랬다"라고 답했다.

이어 진 회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않으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당국도 진심이고 정부도 진심이고 우리 기업도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다만 기업 밸류업이 갖는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초점이 '주주환원율'에만 맞춰지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것이 밸류업 프로그램은 아니다"라며 "진정한 밸류업은 갖고 있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ROE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일본 기업들이 밸류업 계획에 동참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줄줄이 주주환원율을 중심으로 하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을 예로 들며 "주주환원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높이는 건 쉬운 일이지만 그건 본질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진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신한투자증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신한투자증권에서 ETF 운용 중 1300억원대의 선물 매매 손실이 발생해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진 회장은 과거 라임·젠투사태에 비교했을 때 이번 사고가 손실 금액 면에서는 크지 않지만 스스로 "크게 충격을 받았다"라며 "심각성도 굉장히 깊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도 그만큼 굉장히 깊숙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아직 감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감사가 끝나고 나면 결과를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