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코인 거래대금, 박스권 갇힌 코스피·코스닥 거래액 넘겼다(종합)
코인거래소 거래대금 19조9946억원, 코스피·코스닥은 18조원
국장 헤매는 사이 트럼프 재집권 확정에 투자금, 코인 시장으로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거래대금이 11일 20조원을 육박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까지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는 사이 '트럼프 효과'를 누리는 가상자산 시장으로 국내 투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5분 기준, 국내 원화 마켓 거래소 5곳(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최근 24시간 내 거래대금은 143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한화로 19조9946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원화 거래소 5곳의 일일 거래대금은 9조원대를 기록했지만, 11일 일일 거래대금이 두 배 가량 급증하면서 단숨에 이날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이 기록한 거래대금인 17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와중에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되자 국내의 투자심리가 '코인 시장'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비트코인은 11일까지 최대 20%가량 상승했고 국내 거래소 빗썸 기준으로는 4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상승하는 일명 '코인 불장'이 연출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지난 8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이달 FOMC에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이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도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증시의 경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의 낭보가 나왔지만, 지난 8월부터 11주 연속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좀처럼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이후 증시 회복력도 떨어진다. 실제 지난 8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2561.15로 '블랙먼데이' 직전인 8월2일 대비 7.8%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지수 수익률과 비교한 결과 러시아(-19.83%), 튀르키예(-17.1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 악재 이후 증시 회복력이 주요국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이 국내 증시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국내와 글로벌 기준으로 종목 선택상 제한이 없는 가상자산 시장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더욱 몰려들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대금 급등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거래대금을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업비트가 100억3830만달러(13조9984억원)으로 5개의 원화마켓 거래소 중 가장 높은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전체 거래소에서 70%에 달하는 규모다. 업비트의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88.5%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가 일평균 14조원 가량의 거래대금을 기록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뒤이어 빗썸이 38억5720만달러(5조3790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빗썸의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98%가량 급증했다.
이어 3030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한 코인원이 3위를 기록했다. 코빗은 780억원, 고팍스는 3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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